3분기 건설투자, 전분기보다 3.6% ↓

특단대책 없인 2026년까지 위기

건설업 생산이 1년 사이 1조600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전염 위기로 현장이 멈출 위기였던 2020년 당시보다도 3배가 넘게 감소했다. 문제는 건설업 위기가 이제 시작일 뿐이란 점이다.

미래 건설경기를 알 수 있는 건설수주는 1년 전보다 10%가 넘게 줄었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지금 상태가 계속되면 2026년까지 건설업이 살아날 수 없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건설업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성장률엔 치명적이다. 이미 3분기 건설투자는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주저앉혔다.

이 같은 여파로 나타날 연쇄적 악영향도 만만치 않다. 고용과 내수가 연이어 흔들릴 수 있다. 수많은 현장 일용직이 사라지고, 동시에 이들의 소비도 없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건설업 취업자는 7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 통계에 따르면 건설업 생산은 건물건설 위주로 전분기 대비 1.4% 감소했다. 2분기 이미 6.0%가 감소했는데, 3분기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금액 기준으로 3분기 건설업 실질GDP(원계열)는 27조3000억원 가량이다. 전년 동기 28조9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이 증발했다.

전례가 드문 수준의 격감이다. 코로나19 위기로 현장 마비가 우려됐던 2020년에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2020년 3분기 건설업 생산은 전년 동분기에서 5000억원 감소 수준에 그쳤다.

문제는 이 같은 위기가 한층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건설수주는 건축(-22.9%)이 부진하면서 1년 전보다 11.9% 감소했다. 이는 앞으로도 건설 생산이 계속 더 줄어든다는 의미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위기는 2026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경제전망 2024~2028’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과 2026년 건설투자는 각각 1.1%, 0.2% 감소해 2년 연속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이 살아나지 못하면 성장률엔 치명적이다. 이미 3분기 건설투자는 건물 건설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3.6%나 줄면서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나 주저앉혔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성장률은 0.1%에 불과했다.

건설업 위기가 다른 경제지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농후하다. 당장 11월 건설업 취업자는 9만6000명 줄면서 7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수많은 현장 노동자가 사라지고, 이들의 구매력도 감소해 내수 경기도 추가로 위축될 우려도 제기된다.

한은 관계자는 “건설착공면적이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건설업 심리가 매우 크게 얼어 붙었다”며 “지방 미분양 사태까지 이어지며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단 불안감이 생기면서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건설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자금사정도 체감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개선이 제약되고 있다”며 “건설 착공도 많이 이뤄지지 않아서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