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초과 구축아파트 전주보다 0.04% 내려

강북 최대 재건축 마포구 ‘성산시영’ 12·3 계엄 이후 5300만원 ↓

서울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임세준 기자
서울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가결로 최근 이어지던 구축아파트 기피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비사업 관련 법률까지 개정할 정도로 호의적이었던 현 정권이 탄핵정국을 맞이하자 부동산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법안은 국회 입법 절차가 필요한데, 여야 대립으로 표류할 위기다. 재건축 사업 추진이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번지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두번째주(9일 기준)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서 20년 초과 아파트는 95를 기록하며 전주(95.4)와 비교해 0.04% 내렸다.

5년 이하 신축 아파트가 지난주 0.01% 하락하고 5년초과~10년 이하 아파트가 보합세를 띤 것과 비교했을 때 구축 아파트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특히 1기 신도시 선도지구가 지정되며 최근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경기도 조차도 20년 초과 구축아파트들은 지난 한 주간 -0.01%를 나타내며 95.4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신축 선호’·‘구축 기피’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줄어든 주택 착공 여파로 향후 공급 대란이 예고된 가운데,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기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기에다 전날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윤석열 대통령은 그간 꾸준히 “도심 내 주택공급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사업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중랑구 중화2동 모아타운 사업지에서는 “서울 주택의 절반 이상이 20년 이상 노후화했고 특히 저층 주거지의 경우는 35년 이상 된 주택이 절반에 가까워 주민들의 불편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30년 전에 머물러 있는 이 노후 주택을 편안하고 안전한 주택으로 확실하게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12·3 계엄 이후 구축 아파트 하락세는 더욱 눈에 띈다. 실제 강북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전용 59㎡ 지난 11월 11억 5300만원까지 오르던 것이 이달 10일에는 11억원으로 5000만원 넘게 낮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정비구역 지정을 앞둔 강남구 유명 단지 한 재건축 조합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그간 유예해 오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가 다시 시행될까 두렵다”면서 “높아진 공사비에 재초환까지 시행된다면 사실상 재건축은 불가능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