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의 중심이 동아시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지만 정작 우리는 이웃들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특히 문화와 역사는 무지 수준이다. 무지는 폭력으로 쉽게 통한다. 책에 실린 열다섯 편의 베트남 현대 단편소설들은 자유시장경제를 도입한 베트남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무지의 꺼풀을 벗겨내준다.
여기에는 과거에는 다룰 수 없었던 주제들, 전쟁의 오랜 상흔, 사회주의적 이상과 가난과 부패라는 현실 사이의 모순, 근대화의 압력 아래 사라져가는 전통적인 가치들, 빈부 간 격차, 성도덕 등이 들어있다. 레 민 쿠에의 ‘전지전능한 달러’는 돈이면 다 된다는 사고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충격적이다. 호 안 타이는 ‘음식쓰레기와 욕정’을 통해 냄새나는 곳을 찾아 킁킁거리는 사냥개로 전락한 부인을 통해 비루한 베트남인들의 삶과 암울한 현실을 고발한다.
베트남 단편소설선 ┃호 안 타이 외 ┃ 글누림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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