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옷 입은/작은 벌은/엉덩이에 칼/군인 흉내내며/뽐내고 있네.”(‘벌’)
“모락모락 모락모락/검은 연기가/하늘 궁전에 올라가면/하늘의 하나님 연기가 매워/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고 있어.”(‘비’)
이 시는 조선 고종황제의 딸 덕혜옹주(1912~1989)가 일본어로 쓴 동시다. 1925년 이전에 쓰여진 덕혜옹주의 동시에는 이국의 언어로 망국의 슬픔을 노래한 정서가 담겨있다는 설명이다.
월간 문학사상 8월호에서는 일본 NHK TV PD 출신 작가인 다고 기치로의 ‘비극의 공주’가 남긴 혼의 외침-알려지지 않은 ‘천재 동시작가’ 덕혜옹주’라는 글을 기고했다. 여기에 덕혜옹주가 쓴 동시 4편이 해설과 함께 소개된 것.
다고는 일본 근대 음악의 선구자로 알려진 미야기 미치오가 쓴 ‘미야기 미치오 음악작품 목록’(1999년)에 실린 ‘벌’과 ‘비’라는 시를 설명했다. 미야기는 두 시에 곡을 붙여 이 책에 담았고 직접 해설도 덧붙였는데 여기에서 “작사자인 창덕궁 덕혜옹주는 당시 경성의 히노데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했고 이 같은 귀여운 시를 많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고는 또 일본 작곡가 구로사와 다카토모가 낸 그림 시집 ’귀여운 동요‘ 10권(1924~1927) 중 9집에 실린 덕혜옹주의 시 ‘전단’과 ‘쥐’를 소개했다.
구로사와는 책 해설문에서 “(구로사와의 조선 방문을 주선한 사다 구사토 씨가)동시에 천부적 재능을 지닌 덕혜옹주를 ’시의 여왕‘으로 일본 여러 도시의 아동 및 교육가에게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c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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