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 ‘문예중앙’에 1년간 연재된 최인석의 장편소설 ‘연애, 하는 날’이 단행본으로 나왔다. 연애라니, 이런 촌스런 말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너무 많은 연애가 넘쳐나서, 어떤 게 연애고 아닌지 구별할 수 없는 시대에 연애를 말한다는 건 새삼스럽다. 그런데 거기에 새로움이 있다. 그 빤한 실상 뒤에 제대로 보지 못한 것들, 연애로 도피할 수밖에 없는, 연애 그 자체에 기댈 수밖에 없는, 그로 인해 파멸할 수밖에 없는 익숙하면서 낯선 삶이 있다. 사랑이란 걸 처음 해 보는 여자와 애초에 사랑보다는 물질의 논리에 길들여진 남자,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다중의 관계들 속에서 작가는 연애로 하고 싶은 말,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냉정하게 그려낸다. “또다시 희망이라니. 손가락 헤아리는 세 살 아이처럼 1에서 12까지 세고 싶다는 것인가. 한 번만, 마지막으로 꼭 한 번만 더 헤아려보자.”(‘작가의 말’중)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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