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한ㆍ미 FTA(자뮤무역협정) 비준동의안 ‘단독 처리’에 방점을 찍으면서, 박희태 국회의장과 홍준표 대표의 콤비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18일 민주당 등 야권은 박 의장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박 의장은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8년 12월 한미FTA (재협상 전)비준안의 외통위 단독상정을 진두지휘했었다. 이번에도 박 의장이 그때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며 다시 한 번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간 박 의장은 “여야 합의노력이 우선이지 국회의장에게 ‘공’을 넘기는 것은 맞지 않다”며, ‘선(先) 외통위 처리’를 주문해왔다. 하지만 FTA비준안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해소될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여권의 직권상정 요청이 계속될 경우 마지막 ‘카드’를 빼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팽배하다. 이 대통령이 지난 15일 국회를 찾은 것도 박 의장에게는 심리적인 부담이다.
박 의장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이제 화살도 다 쏘고 모든 수단을 다 바쳤다”면서 “나로서는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말해 직권상정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박 의장은 또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를 부른 자리에서도 ”이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갖고 ISD 재협상 요구를 하고, 그것을 관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면 이제 민주당의 우려는 불식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법상 의무가 돼 있는 것을 무엇 때문에 또 서면으로 받느냐”며 민주당의 답없는 행보를 비판했다.
공교롭게도 박 의장이 당 대표일 때, 홍 대표는 야당과의 협상을 총책임진 원내대표라는 인연. 홍 대표는 초반 협상 전권을 황 원내대표에게 줬지만, 실마리가 풀리지 않자 ‘FTA정국’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홍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이란 고사가 있다. 결단을 내릴 때 주저하면 대혼란이 초래된다는 뜻”이라며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이제 국회법과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처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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