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실적 대비 주가 밸류에이션을 따지는 주요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가 넘는 고(高) PER 종목들이 코스닥 시가총액 차상위권을 점령했다. 바이오ㆍ엔터테인먼트 등 성장산업의 주류가 교체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PER 종목에 대한 투자는 자칫 위험할 수 있다. 고PER이 정당화되려면 기대 뿐 아니라 가시적인 이익성장이 뒷받침돼야하는 데 그렇지 못할 경우 주가가 폭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코스닥 차상위권인 11~20위(시총 8000~9000억원대) 10종목 가운데 3S(375.6배), 메디포스트(152.2배), 안철수연구소(150.2배), 차바이오앤(102.8배) 등 4종목이 PER이 100배 넘는다. 젬백스는 올해 예상 실적이 마이너스(-)여서 PER 산출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이고, PER 74배인 씨젠과 PER 48배인 에스엠까지 합하면 밸류에이션으로 평가하기 힘든 종목이 10개 가운데 7개에 달한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점유율 1위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보이고 있는 동서(코스닥 시총 13위)의 PER이 7.4배인 것과 비교하면 이들 종목의 주가가 얼마나 고평가된 상황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2일 종가 기준 현재 코스피의 평균 PER은 8.7배 수준이다.
고PER 종목 가운데 젬백스 씨젠 메디포스트 차바이오앤 등 4종목은 줄기세표 치료제 개발 등 바이오 관련주다. 바이오와 엔터 산업 등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서 기존 밸류에이션 잣대로 평가할 수 없고 산업의 구조적 변화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사 고위 인사는 “산업에도 부침이 있다. 미래 성장산업에 투자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앞으로 유망한 산업은 태양광과 바이오, IT소프트웨어 정도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은 너무 과도하고 특히 정치테마주로 뚜렷한 근거 없이 오른 안철수연구소, 탄소저감장치 개발 기대로 묻지마 급등중인 3S 등은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3S의 경우 내달 초 개최 예정인 기업설명회에서 탄소저감장치 기술 관련 발표가 나올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이달 들어서만 3배 가까이 폭등했다. 회사 발표 한 달여전에 이미 정보가 샌 것이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굴지의 대기업과 계약을 추진중인데 아직은 물품 공급이 아니라 공동연구 계약 단계여서 당장 큰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3S의 최근 주가급등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은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이다.
바이오주의 경우도 연구개발이 실적으로 실현되고 있는 종목 위주로 접근하다는 것이 그나마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바이오기업들이 연구개발중인 신약 및 치료제의 미래 가치가 현 주가에 이미 선반영 돼 있어 당장 결과물이 나오더라도 주가가 한 단계 올라설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 jwcho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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