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CI 제작…박서원 빅앤트인터내셔널 대표

“헤럴드는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 외에는 그 브랜드를 잘 살리지 못했습니다. 강력한 이미지가 부재했기 때문입니다. 새 CI는 심플합니다. 나라와 인종을 가리지 않고 강력하게 소구할 것입니다.”

헤럴드 CI 작업을 진두지휘한 박서원 빅앤트인터내셔널 대표의 말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박 대표는 두산 박용만 회장의 장남이다. 늘 ‘회장님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하지만 광고계에선 ‘뿌린대로 거두리라’는 반전광고로 더 유명하다. 직원 10명 안팎의 소형 대행사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칸과 뉴욕페스티벌, 레드닷어워드 등 세계 유수 광고제를 석권하는 ‘사고’를 쳤기 때문이다. 규모는 작지만, 강한 크리에이티브로 무장한 빅앤트가 헤럴드의 CI 작업을 맡은 것은 어쩌면 필연인지 모른다. 뙤약볕이 따가운 여름, 트레이드마크인 스킨헤드가 시원한 박 대표를 만나 헤럴드 CI 프로젝트에 대해 물었다.

-광고대행사에서 CI 작업을 한다는 것이 의외다. 작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빅앤트는 광고회사지만 실제 업무 중 광고 비중은 50% 수준이다. 브랜드 작업 등 크리에이티브 업무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스터디를 하면서 알게 됐는데, 헤럴드는 미디어 기업이기는 하지만 유통ㆍ제조ㆍ예술 사업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통일성이 없다는 것이다. 모회사의 큰 우산 아래 자회사가 뻗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전부 독립된 형태로 존재했다. 시각적으로 강력한 심벌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전적인 과제라 생각해 시작하게 되었다.

-새로운 CI에 대해 설명해달라.

▶보시다시피 헤럴드의 첫 글자 ‘H’를 땄다. 먼저 스트라이프는 미디어ㆍ유통ㆍ제조ㆍ예술 등 헤럴드의 다양한 사업을 상징한다. 전통적으로 신뢰를 상징하는 푸른색은 헤럴드 고유의 색상이다. 언론사에 어울리는 색이다. 기존 강점을 살리고자 채도만 조정했다. 쇠기둥처럼 굵직한 선은 견고하고 강력한 기업이미지를 나타낸다. 미래의 발전 의지를 담고자 했다. 헤럴드는 여전히 미디어 주축 기업이다. 보수적이지는 않아도 강한 느낌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볍고, ‘펀’하며, ‘영’한 이미지는 어울리지 않는다. 또한 코리아헤럴드는 국제적인 브랜드다. ‘H’ 형태의 이 심벌은 쉽고 단순하고 동시에 강력하다.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될 수 있도록 고려해 제작했다.

-헤럴드에 대해 스터디를 많이 했다고 했는데, 본인이 파악한 특성은.

▶임직원의 오픈마인드,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CI 작업 중 가장 어려웠던 것이 제호 개편 작업이었다. 세계 유수 언론사 CI 및 제호를 스터디했다. 어림잡아도 100개는 족히 본 것 같다. 하지만 신문의 윗 부분만 바꾼다고 해서 디자인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다. 헤럴드는 CI 작업을 진행하는 내내 레이아웃이 업그레이드되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선진적이며, 국내 최고라고 본다. 1면에 광고를 없애기도 하는 등 혁신적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파격’을 시도해야 하는데, 헤럴드가 가장 먼저 하고 있다. 반면, 모던하고 진취적인 지면에 비해 웹사이트는 너무 약하다. 광고 배열이 어지럽고 유저 인터페이스도 약해서 안타깝다.

-이번 작업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헤럴드는 2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가 한 일은 헤럴드의 새로운 비전을 시각화해 제시한 것이다. 발전하고 있는 브랜드를 새롭게 단장하는 프로젝트라 재미있게 작업했다. 앞으로 헤럴드는 이 새로운 디자인과 이미지를 활용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내가 가진 많은 이미지 중 하나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이미지로 만들어야 한다. 로고가 헤럴드를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헤럴드가 로고를 빛나게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헤럴드가 이루어낸 성장과 지난 6개월 프로젝트 기간에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했던 전력을 본다면 당연히 세계적 CI로 거듭나리라 믿는다.

<이한빛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