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87% 심리불안 후유증
취업 재수생 A(26ㆍ여) 씨. 그는 올해 상반기 면접에서만 20번 넘게 떨어졌다. 탈락이 계속되고 압박면접에서 실수를 여러 번 하면서 면접이 두려워졌다. A 씨는 “면접 보는 상상만 해도 심장이 빨리 뛰고 가슴이 아프다”면서 “심지어 취업사이트의 면접 후기만 읽어도 식은땀이 흐른다”고 말했다.
심리적 불안과 말더듬기, 목소리 떨림, 식은땀 등 면접 공포증을 겪는 구직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면접에서 연거푸 탈락한 뒤 무력감에 빠져, 다른 곳에 지원하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한 대기업의 면접관으로 활동했던 B(53) 씨는 “압박 면접에서 손을 떠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해 보이는 지원자들이 5, 6명 중 1명꼴”이라고 전했다.
지원자들 대부분은 면접에서 떨어진 뒤 후유증을 겪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의 지난 2일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직자 486명 중 87.7%는 면접에서 탈락한 뒤 후유증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많이 겪은 후유증은 자기비하 등 심리적인 불안(56.8%)이었다. 졸업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취직을 못한 C(29) 씨는 “면접에서 계속 떨어진 이후 의욕을 잃고 성격도 신경질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순묵 성균관대 심리학과 교수는 “면접에 계속 떨어지는 등 실패가 누적되면 자기도 모르게 무력감에 빠지게 된다”면서 “이 같은 면접공포증이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만 18~74세 성인 6022명 중 한 번 이상 정신장애를 앓은 적이 있는 비율이 13~29세가 27.2%로 모든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았다.
<민상식 기자> /ms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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