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불구 호재성 자료내고 부도 · 횡령 · BW발행 등 악성기업 잇따라 개미들 눈물

올 들어 기업설명(IR) 대행사를 활용하는 일부 코스닥 기업들에서 잇달아 개미 투자자들을 울리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IR대행사나 전자공시를 악용해 호재성 자료를 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도나 대주주의 횡령ㆍ배임,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알리는 악성 기업들이 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최근 2~3년간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에 호재성 뉴스가 동시다발로 쏟아지거나 대주주가 지분을 대량 매도할 경우 기업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최종부도 처리로 오는 29일 상장폐지가 결정된 SSCP의 경우 IR대행사를 통해 지난 8월까지 신제품 개발 등 호재성 뉴스를 잇달아 쏟아낸 바 있다.

SSCP는 지난해에는 59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냈지만 2010년에는 99억원 적자, 올해 상반기에도 118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좋지 않은 재무 상태를 보여왔다.

대규모 BW를 꾸준히 발행한 이 회사는 대행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주가를 관리했지만, 결국 만기어음 11억9500만원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IR대행사 관계자는 “SSCP의 경우 차입금이 많았지만 회사 측에서는 지속적으로 갚아 나갈 수 있다고 얘기해왔다”며 부도 소식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파나진은 지난 3월 14일 또 다른 IR대행사를 통해 유전자 검출 관련 독자 기술을 미국 특허청에 등록했다고 자료를 낸 이틀 후인 3월 16일 박모 전 대표이사의 횡령ㆍ배임 혐의 발생 건으로 3개월간이나 거래가 정지됐다. 호재성 자료 덕분에 파나진은 횡령ㆍ배임이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월 말 대비 25% 이상 오른 4015원에 거래가 정지됐고, 6월 26일 이 가격을 기준으로 시초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공조시스템 설치공사 업체인 에어파크도 비슷한 경우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15일 IR대행업체를 통해 3년 연속 이익이 증가했다는 호재성 자료를 낸 닷새 뒤인 2월 20일 전 대주주의 횡령ㆍ배임 혐의 발생건으로 40일간 매매가 정지됐다.

또 호재성 재료를 발표한 직후 CB나 BW 발행을 공시하는 기업들도 있다. 주식 물량 부담이 커짐에도 발행가를 높이려는 의도가 드러나는 경우다.

IR대행사 한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만 주가가 기업가치를 따라주지 못해 대행사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대다수지만, 일부 기업은 좋지 않은 경영 상태에서 주가를 관리하려는 기업들도 있다”며 “이런 기업을 100% 솎아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지분을 대량 매각한 기업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29일 반기검토 감사의견 거절 공시로 주가가 급락한 이디디컴퍼니는 앞서 같은달 23일 최대주주인 이디디홀딩스의 김모 대표이사가 보유주식 100만주(8.02%)를 전량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한 미래산업도 최대주주와 대표이사가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

기업 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해서 대주주가 지분을 파는 경우는 거의 없다. 미래산업의 경우 지난해 186억원 규모의 적자로 전환해 올해 상반기에도 6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