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의 재산1호 부동산을 둘러싼 정책은 선거 때마다 뜨거운 감자로 부상해 왔다. 올 18대 대선 역시 예외가 아닌 것 같다. 다만 과거 장밋빛 개발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표심을 유혹하던 부동산 정책이 올해는 주거권 보장에 초점을 맞추며 형태를 달리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23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집 걱정 덜기 종합대책’란 이름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대출 이자에 허덕이는 이른바 ‘하우스푸어’와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는 전세금에 시름하는 ‘렌트푸어’ 모두를 구제하겠다는 게 정책 목표다.
원초적 권리인 주거권을 보장해 주겠다는 박 후보의 정책적 접근은 분명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혜택을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이가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자칫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당장 렌트푸어를 구제하겠다는 ‘목돈 안 드는 전세’는 공급 주체인 집주인들의 호응이 문제다. 집주인들이 얻는 이점이 세입자가 내는 이자분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에 불과한 데 과연 번거롭게 대출까지 받아가며 제도를 활용할지 미지수다. 더구나 현 전세시장은 철저한 공급자 우위 시장이다. 차라리 월이율로 따질 때보다 유리한 반전세나 월세를 직접 놓는 게 유리해 보인다. 하우스푸어 대책도 마찬가지다. 공적기관이 하우스푸어인 집주인 주택의 지분 일부를 사들여 그 돈으로 집주인이 대출금을 갚아 이자 부담을 줄여준다는 것인데, 결국은 금융기관에서 이자 부담을 덜어주는 데 불과하다. 집값이 도중에 반등하거나, 집주인의 소득이 늘지 않으면 결국엔 단순한 기한 연장에 불과할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름도 복잡한 부동산 대책보다는 거래 시장의 정상화가 무엇보다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집을 사고파는 거래시장이 현 상태처럼 마비상태를 이어간다면 어떤 대책도 단순한 연명장치에 불과할 뿐이다. 보름 전에 거래 활성화를 위한 불과 3개월짜리 단기 대책을 발표하고서도 아직도 시행되지 않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이런 복잡한 종합대책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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