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정치’를 화두로 내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합 구상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져 왔던 이재오 의원과 손학규 상임고문의 마음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오전 문 후보는 정세균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를 만나 전격 회동을 가졌다. 손 고문은 빠졌다. 문 후보는 이와 관련, “당초에 오늘 함께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연락에 차질이 생겼다. 곧바로 따로 만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 고문이 불참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재오(국회의원),손학규(전 국회의원)
통합의 ‘마지막 퍼즐’ 인데…朴은 이재오·文은 손학규 딜레마
이재오(국회의원),손학규(전 국회의원) 통합의 ‘마지막 퍼즐’ 인데…朴은 이재오·文은 손학규 딜레마

당초 이 자리는 친노 인사들의 선대위직 사퇴 이후, 문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비문주자 3인이 전부 모여 당내 화합의 전기를 대내외에 알리려는 의미가 강했다. 손 고문은 현재 전국의 산을 돌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관계자는 “손 고문이 연락이 닿지 않는 곳에 계신 것 같다”고 설명했고, 손 고문의 측근들도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손 고문의 불참에는 지난 경선 과정에서 있었던 모바일 투표 무효표 논란, 당 지도부 및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정성 문제에 대한 앙금이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군다나 손 고문을 도왔던 인사들이 속속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민주당의 고민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전날에는 손 고문의 선거본부 조직특보를 맡았던 이태흥 씨가 안 캠프의 정책팀장으로 이동했다. 그동안 손 캠프에 있었던 강석진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 허영재 전 보좌관, 김경록 전 민주당 부대변인 등도 안 캠프로 둥지를 옮긴 바 있다.

한편 박근혜 후보의 대통합 행보도 이 의원과의 갈등으로 빛이 바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2일 정수장학회에 대한 박 후보의 해명과 관련, 이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정수장학회가 5ㆍ16 쿠데타의 산물인데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면서 얻어진 정수장학회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면 지난번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어떤 국민이 믿겠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친이계 좌장 격인 이 의원이 지속적으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해온 것도 박 후보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7일 비박주자인 정몽준 의원과는 전격회동이 성사됐지만 이 의원과의 만남에는 실패했다. 이상일 대변인은 “이 의원에 대해서는 그간 박 후보 측이 백방으로 접촉하려고 했으나 현재까지는 잘 안 됐다”고 말해 이 의원과는 여전히 불편한 관계임을 시사했다.

박 후보와 문 후보가 대선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각기 이 의원, 손 고문과의 화학적 결합을 이룰 수 있을지, 이번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양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