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올해 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18대 대선이 치러지는 12월 19일 날씨에 관심이 쏠린다. 그날 기상에 따라 여야 대선주자들의 희비(喜悲)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와 투표율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는다. 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선거일 기온이 예년보다 5도 정도 내려가거나 선거 당일에 폭설ㆍ폭우가 내릴 경우, 평소보다 투표율이 5~15%포인트 가량 낮아진다고 한다. 노약자와 산간 오지 주민의 기권율이 높아진 탓이다. 반대로 날씨가 맑을 때는 젊은 층의 투표참여가 떨어진다는 통계도 있다.

그렇다면 이번 대선 날 ‘유례 없는’ 폭설이 전국적으로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 공직선거법 196조 1항은 ‘천재ㆍ지변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선거를 실시할 수 없거나 실시하지 못한 때에는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대통령이 선거를 연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이명박 대통령은 천재ㆍ지변 정도에 따라 이번 대선을 연기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가진다. 만약 선거 자체가 연기됐을 때에는 처음부터 선거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하고, 선거일만 새로 정했을 때에는 이미 진행된 선거절차에 이어서 계속할 수 있다.

하지만 폭설 규모가 크지 않을 경우는 좀 자세히 봐야 한다. 사실 대부분의 폭설은 국지성으로 내리는 경우가 많다. 공직선거법 198조 1항은 재투표 규정을 다루고 있는데,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어느 투표구의 투표를 실시하지 못하거나 투표함의 분실 등의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관할 선관위가 투표구의 재투표를 실시한 후 당해 선거구의 당선인을 결정할 수 있다.

특히 198조 2항은 문제의 여지가 적지 않다. 조항에 따르면, ‘재투표가 당해 선거구의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칠 염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재투표를 실시하지 아니하고 당선인을 결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 나온다.

이를테면, 폭설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 선거를 하지 못한 유권자가 있어도 그 수가 적을 경우에는 재투표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는 전국적 선거이기 때문에 적은 수의 투표 누락은 무시하고 넘어갈 공산이 크다. 만일 이런 일이 발생해서 유권자 일부의 소중한 표가 무시된다면 그보다 분통터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만일에라도 그런 경우가 생기면 안 되겠지만 법안 그대로 보시면 된다. 특별히 유권해석의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정치권은 투표시간 연장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물론 투표시간 연장도 중요한 주제다. 하지만 투표가 차질이 없도록 만발의 준비를 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정부는 대선 당일에 폭설이 내려도 모든 유권자의 투표가 가능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 정치권 역시 정쟁에 매몰돼 이런 기본적인 대비를 소홀히하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