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서상범 기자]지난번 오래된 유산을 복원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노력에 대해 소개해드렸습니다. ▶관련기사=화려한 유산을 지키는 자동차 회사들(http://hooc.heraldcorp.com/view.php?ud=20150212000629)
기사 내용 중 재규어랜드로버의 스페셜 비히클 오퍼레이션(Jaguar Special Vehicle Operation, SVO)이라는 부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내주셨는데요. 고성능 차량과 개별 주문형 모델의 개발은 물론, 과거 모델의 복원을 담당하는 이 특수부서에 대해 우리 자동차 업체들도 본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많이 보내주셨습니다.
2013년 6월 출범 후 543대의 재규어 클래식카를 인수한 것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평가받는 재규어 E-type의 경량 버전을 부활시키는 등 회사의 역사와 유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사진1=존 에드워드 재규어랜드로버 SVO 총괄사장(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사진2=재규어가 복원한 경량 E-TYPE(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이 부서를 책임지는 존 에드워드 SVO 총괄사장을 지난달 서울모터쇼에서 만났습니다. 인터뷰를 하자마자 던진 첫 질문은 “도대체 재규어랜드로버는 왜 이렇게 올드카와 같은 역사에 집착하는 거냐?”였습니다. 단순히 옛 것을 지킨다는 의미로 보기에는 사업의 규모가 너무나 크고, 구체적이었기 때문이었죠.
이에 대해 존 에드워드 사장은 “오늘날의 재규어랜드로버를 만든 것이 과거의 역사이고, 그 역사를 오롯이 지키고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되살리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고객에게 전달해야할 중요한 가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소 색다른 두번째 이유를 말했는데요. 바로 “올드카는 중요한 사업의 기회”라는 대답이었죠. 보통 올드카하면 오래된 가치를 지닌, 눈으로 즐기는 일종의 골동품의 개념으로 생각했던 저에게 이런 관점은 다소 생소했습니다.
그는 “아무리 역사를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면 바람직한 행동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클래식카와 클래식카를 복원하는 시장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존 에드워드 사장은 “클래식카를 소장하고 있는 사람들이 부품 하나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하며 이런 점에서 비지니스 차원에서 분명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설명대로 클래식카 시장은 자동차 선진국에서 일종의 취미이자 문화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르망 24’를 비롯한 유명 자동차 대회는 물론, 각종 모터쇼에서도 클래식카 전시 및 경연이 빠지지 않는데요. 클래식카 매니아들의 활동 역시 활발합니다. 영국의 경우 1930년대에 만들어진 ‘빈티지 스포츠카 클럽(VSCC)’가 현재까지 그 명맥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을 정도죠.
여기까지 보신 분들께서는 부유층만의 문화라고 여기실 수도 있을텐데요. 물론 유명인들이 탔거나 한정판으로 생산된 차의 경우는 수억,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아주 극소수의 경우죠. 대부분의 매니아들은 저렴한 중고차를 대상으로 하나하나씩 부품을 구해 자신만의 자동차를 복원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와 다른 미국이나 영국 등의 특성인 창고(개러지)문화의 발달로 가능한 것이죠. 해외 중산층의 주택에는 거의 대부분 개러지가 있어 그 안에서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데요. 아파트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조금 생소한 부분입니다.
다시 존 에드워드 사장의 인터뷰로 돌아가보시죠. 그는 “유산을 복원해 옛 모델들을 살리는 것이 브랜드 가치 향상과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복원기술력 등 비지니스적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신규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해당 국가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역사를 바탕으로한 브랜드 가치라며 이는 하루아침에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꾸준히 가꿔나가야할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클래식카 시장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동차, 특히 클래식카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것 같다”며 “어떻게 보면 비합리적이고 감성적인 차원의 시장이긴 하지만 부품 하나하나를 복원해나가며 자동차와 사랑에 빠지는 경험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필요한 것이 “자동차 회사의 선도적 역할”이라고 말했는데요. 재규어가 500여대의 클래식카를 개인 수집가로부터 구매해 대중들에게 공개한 것처럼,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클래식카에 대한 관심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분명 앞서 말씀드린대로 개러지 문화가 발전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경우 다소 동떨어진 개념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세계 5대 자동차 기업을 보유한 자동차 강국의 반열에 올라 있습니다. 이에 걸맞는 다양한 자동차 문화가 앞으로 더욱 꽃필 수 있길 바랍니다.
깔끔하게 복원된 현대차의 포니, 옛 대우차의 로얄 프린스 등 올드카들이 한 가정의 자랑이 되고, 실제 거리를 돌아다니는 그 날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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