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사진 전원해임’ 처분 불복 행정처분 효력차단 집행정지 신청도 피해자 설득 · 비판여론 무마 등 대법원 가면 2년…시간끌기 분석

장애인 인권유린으로 지탄을 받은 인강재단이 서울시의 행정처분을 불복한데 이어 이를 취소하는 소송까지 제기했다. 기업형 사회복지법인의 인면수심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인강재단은 최근 서울시가 두 차례 통보한 ‘이사진 전원 해임 명령’을 거부하고 이를 취소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또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시의 행정처분이 효력을 발휘할 수 없도록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인강재단은 소장에서 장애인에 대한 가혹 행위가 자행된 시기에 구본권 이사장이 대표로 등기돼 있었던 것은 맞지만 실질적인 대표 역할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장애인을 때린 사람은 장애인거주시설 부원장과 교사인 만큼 구 이사장을 해임하는 것은 부당하고, 이번 사건으로 이사 전원을 해임하라는 처분도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엄연히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권한을 행사하지 못했다면 그 자체가 직무유기”라며 “장애인 인권유린을 방치한 것도 대표가 관리ㆍ감독을 잘못한 책임이 크다”고 반박했다. 또 “이사들은 법인의 회계부정을 감시하고 인권침해를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방치했다면 존재의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행정소송이 대법원까지 이어지면 통상 2여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집행정지까지 받아들여지면 인강재단 현 이사진은 소송이 끝날 때까지 평소처럼 업무를 볼 수 있다. 즉 인강재단이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피해 장애인을 설득하고 비판 여론을 무마시키겠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강재단이 이번 소송을 위해 수천만원을 들여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한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법인이 장애인을 장사 밑천으로 생각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후안무치한 인강재단을 보면 (사회복지사로서)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앞서 장애인 관련 시설 5곳을 운영 중인 인강재단은 지난 3월 상습적으로 장애인을 구타하고 장애수당을 빼돌리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적발됐다. 서울시는 인권위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본권 이사장을 포함해 이사 7명 전원에 대해 해임 명령을 내렸다.

인강재단은 그러나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서울시의 행정처분을 거부했다.

시는 지난달 24일 “행정기관(서울시)의 감독권한 행사(행정처분)와 검찰의 수사결과는 별도의 절차”라면서 인강재단에 이사진 해임 명령을 재차 통보한 바 있다.

최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