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서울 강남구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 중인 박씨(32)는 최근 수업 중 원인불명의 소리가 귀에 들려와 고민에 빠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학생들에게 무슨 소리가 들리냐고 물어봤지만, 아무도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고 얘기해주지 않았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오는 소리에 병원을 찾은 박씨는 ‘이명’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

이명은 실제로 외부음원 발생이 없는데도 귓속에서 종소리나 매미소리, 바람소리 등이 들리는 증상이다. 눈에 보이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명을 방치하면 병을 크게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내버려두면 점차 증상이 양쪽 귀에서 나타나고, 어지럼증·두통·수면장애·우울증 등을 동반하게 된다.

이명은 스트레스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보인다. 유종철 청이한의원 원장은 “과거에는 이명환자 대부분이 생산직근로자나 군인처럼 소음에 노출되기 쉬운 직업군에서 발생하는 특성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이들보다 사무관리직, 전문직, 서비스직 종사자들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추세”라며 “이명이 소음보다는 스트레스, 과로, 피로누적, 잘못된 식습관 등 현대인들의 열악해진 생활요인에 의한 것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한방에서는 스트레스로 상열이 있거나 기순환이 잘 안되고 오장의 정기가 모이는 신장의 기운이 부족할 때 이명이 생긴다고 여겼다. 스트레스로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항온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열이 머리와 안면부에 집중된다. 이런 상열감으로 청각기관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혈액순환이 저해되고 내이의 청각세포가 손상돼 이명이 유발된다. 실제로 이명환자를 적외선체열 촬영기로 관찰해보면 안면부와 흉부에 열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명의 치료는 스트레스로 인한 체열 불균형을 해소하고 오장육부(전신기능)의 균형을 잡아주면서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게 요체다. 이로써 이명의 악화나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침치료와 경락약침으로 청각세포의 재생을 촉진시킨다. 아울러 ‘청이단(淸耳丹)’이라는 한약을 함께 처방한다. 청이단은 열을 내리는 청열한약재인 조구등·백질려,기혈순환을 촉진하는 원지·석창포, 신장과 간장의 기운을 강화하는 산수유·녹용 등 6가지 주요 한약재로 구성돼 있다. 머리와 귀의 열을 내려주면서 충만해진 기력이 전신으로 순환되도록 유도해 이명치료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다만 치료방법은 이명의 원인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변별적으로 적용된다. 유 원장은 “환자마다 들리는 이명소리가 서로 다르듯 이명의 원인과 증상도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 맞춤식 치료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기력이 약해 이명이 생긴 허증환자는 체력과 에너지를 보강하고, 냉증이 심한 환자는 체온을 높이고 순환장애를 개선해야 치료효과가 높다”고 조언했다. 이명은 그 자체로도 증상이 심하지만 전신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 몸이 보내는 경고신호기도 하다. 생활에 불편함이 없더라도 이명음이 자주 들리고 두통, 어지럼증, 안면홍조 같은 이상이 동반된다면 조속히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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