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야구 몰라요.” “역으로 가네요.”
8일 자살 소식으로 팬들에게 충격을 안긴 하일성 씨는 화려한 입담으로 한국 야구 해설가 1세대를 대표하는 야구인이었다.
성동고 시절 야구를 시작해 경희대 체육학과에 야구 특기생으로 입학한 하씨는 대학 졸업 후엔 체육 교사로 일하다 1979년 동양방송 야구해설위원으로 방송계에 입문했다. 1982년 KBS 해설가로 데뷔하면서인기와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야구 승부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의미로 자주 쓴 “야구 몰라요”, 자신의 예측과 반대의 전술이 나오자 “역으로 가네요” 등 수많은 어록과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가미한 친근한 해설로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화려한 입담으로 방송에도 자주 출연하며 방송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기도 했다.
2002년 심근 경색으로 생사를 오가기도 했지만 건강을 되찾았고, 2006년 5월 해설위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KBO 사무총장에 선임되며 ‘야구계 중심’에 섰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준우승을 달성할 때 국가대표팀 단장 역할을 하며 황금기를 맞았다. 당시 하 총장은 “내가 죽을 때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단장’으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감격해 했다.
하지만 2007년 말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하고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현대를 인수해 재창단하는 과정에서 “일 처리가 깔끔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 등 KBO 사무총장 재임 기간에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2009년 3월 KBO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하 총장은 다시 방송계로 돌아와 해설과 오락 프로그램 출연을 병행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사기 혐의로 피소되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 7월 ‘아는 사람 아들을 프로야구단에 입단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지인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사기)로 불구속기소됐고, 지난해 11월에는 있지도 않은 ‘강남 빌딩’을 내세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로 고소당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하씨 소유 경기도 양평 소재 전원주택 부지가 부채 등으로 법원 경매에 나오는 등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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