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아프리카나 동남아 후진국에서 볼 법한 아동 인권 학대 문제가 미국에서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순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담배농장을 비롯, 면화 재배 농장, 토마토ㆍ베리 농장은 18세 미만 어린 노동자들의 인권 사각지대로 꼽혔다.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미국 내 4개주 담배 농장 등을 중심으로 7~17세 근로자 141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에 대한 복지 및 인권문제가 드러났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에서는 18세 미만 노동자의 담배 농장 근로를 금지하고 있다고 비교하며 정확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수십만 명의 어린이들이 미국 전역의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농장 근로자들은 또래에 비해 높은 사망률과 사고율을 보이고 있고 담배 농장에서는 니코틴으로 인한 위험도 크다고 덧붙였다.
HRW는 보고서에서 미국에서는 12세 미만의 어린이들도 농장에서 일할 수 있다며 국제 표준과 비교했다.
미국은 12세 어린이들까지 부모의 동의가 있으면 농장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허가하고 있다. 가족이라면 연령제한이 없다. 외부 농장일 경우 14세 미만은 일할 수 없고 16세 미만은 제한된 시간에 특정된 일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노동법이 국제적인 표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제한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HRW는 특정 기업을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인권문제에 대한 회사의 부담이 농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엔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일본담배산업(JTI), 알트리아 등 대형 담배회사들이 진출해 있다.
어린 근로자들의 노동 문제는 예전부터 제기돼왔다. BAT와 임페리얼 등의 회사는 국제노동기구(ILO)의 지침에 따라 근로자의 최저 연령을 15세로 설정하고 위험한 업무는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HRW는 이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특히 담배농장에서는 18세 미만 청소년들의 노동을 금지해야 하며 담배회사들도 동일한 제한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RW는 “보호장비를 갖추더라도 담배 작물과 마른 담배 잎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면 미국 담배농장에서 18세 미만의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필립모리스 측은 미국 노동법 강화를 지지하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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