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정화 비용 ‘복병’된 용산공원 주택공급
5만㎡ 용산 캠프킴 306억, 예상보다 급증
부지별 비용 제각각, 주민 반발 등에 지연도
2000년대부터 시작된 주한미군 반환기지 오염정화에 6000억원에 육박하는 세금이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가 주택공급을 후보지로 검토 중인 용산공원 또한 장기간 미군부지로 활용돼 오염 수준에 따라 정화작업 기간과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확보한 ‘주한미군 반환기지 오염정화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2008년 이후 반환기지 총 42곳의 오염정화를 위해 8월 말까지 5762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환된 기지 수가 늘어나며 2024년 9월 기준 21곳, 3705억원(당시 추미애 민주당 의원실 분석)이었던 것과 대비해 2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이 중 용산 소재 주요 반환기지인 캠프킴은 오염 정화를 위해 306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확인됐다. 5만㎡ 규모인 캠프킴은 문화재 조사로 작업이 중단되며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작업이 약 5년에 걸쳐 진행, 마무리를 앞두고 있다. 2021년 당시만해도 토양정화 비용이 100억원대로 추산됐으나, 기간 연장 등으로 정화 비용은 300억원대로 늘어났다.
이밖에 8군 종교휴양소·니블로 배럭스·서빙고 부지 등 3곳의 정화비용으로는 152억원이 지출됐다. 이 3곳은 2020년 12월, 제201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에서 결정된 전국 12개 반환기지에 포함된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정화 비용과 기간은 제각각이었다. 5000㎡ 면적인 서빙고 부지는 오염 정화에 2021년 8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약 40개월이 걸렸는데 면적이 6배 규모인 니블로 배럭스(2021년8월~2023년9월, 3만㎡)보다 정화기간이 1년 가까이 더 소요됐다. 2020년 12월 반환된 경기 하남 성남골프장은 2028년 2월까지 정화기간이 잡혀있는데 지출 비용이 821억원으로 나타났다.
반환 시점과 부지의 특성 등에 따라 정화작업이 시작되지 못한 곳도 존재한다. 오수정화조 토지였던 인천 캠프 마켓의 C구역(6만㎡)은 5000만원의 비용으로 약 4개월 만에 정화가 완료됐지만, 2023년 12월 반환된 제빵공장 부지인 D구역(23만㎡)은 아직도 정화기간과 비용이 확정되지 않았다. 2022년 2월 반환된 의정부 캠프 레드클라우드(83만㎡) 는 반환 후 4년 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기본 설계 및 실시설계가 끝나지 않아 정화비용이 정해지지 않았다.
지역 사회와의 갈등으로 작업이 지연된 곳도 있다. 4구역으로 나눠진 인천 캠프 마켓의 경우 A구역(11만㎡, 정화비용 903억원)은 2020년 6월 정화작업이 시작돼 2024년 9월 끝났지만 같은 시기 정화작업을 시작한 B구역(10만㎡, 정화비용 100억원)은 일본군 조병창 병원 건물 철거를 둘러싼 이견 등으로 정화 작업이 연기되며 6년이 지난 올해 6월에야 정화 작업이 끝났다. 용산공원 주택공급 또한 서울시, 용산구는 물론이고 일대 주민마저 반대 의견을 분출하고 있다.
성일종 의원은 “현재까지 반환된 미군기지의 정화비용으로 이미 6000억원에 육박하는 세금이 들어갔고 오염 수준에 따라 비용과 기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사실이 현장에서 입증되고 있다”며 “오염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용산 주택공급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안전성과 재정 소요에 대한 투명한 검증부터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주택공급을 위한 필수 조건인 토양오염 정화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공공주택 등 국책사업 부지에서 발견된 오염토를 외부로 옮겨 정화하는 ‘반출 정화’를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향후 용산공원 등이 공공주택 부지에 포함될 경우 해당 제도 적용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는 ‘반출 정화’ 확대시 약 6개월 가량 공급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토양 오염은 면적·오염 정도·물질 등에 따라 달라 이 또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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