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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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임신 중 빈혈이 있었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두 돌 무렵 뇌의 크기가 또래보다 작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부분 경증 빈혈이었는데도 차이가 확인됐다.

최근 국제학술지 브레인 커뮤니케이션스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 제시카 링쇼와 커스틴 도널드 연구팀은 남아공 아기 수백 명의 뇌를 두 돌까지 반복 촬영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빈혈은 피 속에서 산소를 실어 나르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한 상태다. 임신부에게 빈혈이 생기면 태아에게 전달되는 산소도 줄어들고 산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장기인 뇌가 영향을 먼저 받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가임기 여성의 빈혈이 20년째 줄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국제 목표도 지금 추세라면 이루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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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돌에는 뇌가 6% 작은 부위도 발생

연구팀은 남아공 케이프타운 외곽의 한 지역에서 임신부와 아기 394쌍을 모집해 생후 3개월부터 24개월까지 다섯 차례 뇌를 촬영했다.

임신 중 빈혈이 있었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머리 안 전체 부피가 3.77% 작았다.

부위별로 보면 차이가 가장 컸던 곳은 뇌량이다. 이 부위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 다발로 양쪽 뇌가 정보를 주고받는 통로다. 첫돌 무렵 4.39% 작았고 두 돌에는 6.27%까지 벌어졌다.

운동과 학습에 관여하는 조가비핵은 3.32% 작았다. 습관을 만들고 행동을 조절하는 미상핵은 18개월에 3.70%, 24개월에 4.29% 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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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3개월과 6개월에 찍은 영상에서는 뇌 부피가 비슷했다. 차이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12개월 무렵부터로 개월 수가 늘수록 격차가 커졌다.

연구팀은 뇌 크기 차이가 첫돌이 지나서야 보인 이유에 대해 두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생후 1년은 뇌가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시기로 부위마다 커지는 속도도 제각각이다. 이 시기에는 전체적인 성장 폭이 워낙 커서 작은 차이는 묻혀 보이지 않을 수 있다. 12개월이 지나면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안정되는데 그때 원래 있던 차이가 눈에 띄게 드러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아가 뱃속에서 미리 저장해둔 철분이 버팀목이 됐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모유에 든 철분은 흡수율이 높아 첫해 동안 부족분을 메워준다. 이렇게 버티던 것이 돌 무렵 바닥나면서 차이가 드러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두 가설 모두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철분 부족만으로는 설명 안 돼

빈혈의 가장 흔한 원인은 철분 결핍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임산부 빈혈의 절반가량이 철분 결핍 때문이었다.

그런데 임신 중 철분 결핍이 있었던 임산부의 아기와 그렇지 않은 아기 사이에서는 뇌 부피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철분 결핍 탓에 생긴 빈혈보다는 다른 요인에 의해 생긴 빈혈에서 나타나는 차이라는 뜻이다.

연구팀은 해당 지역에 만성 감염병을 앓는 임신부 비율이 높아 생긴 사례일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제시했다. 몸에 염증이 오래 이어지면 저장된 철분을 꺼내 쓰지 못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철분제를 먹어도 빈혈이 해결되지 않는다.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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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전 기간에 필요한 철분은 약 1g이다. 절반은 산모의 혈액을 만드는 데, 나머지 절반은 태반과 태아에게 공급하는 데 쓰인다. 국내에서는 임신이 확인되면 초기에 빈혈 검사를 하고 임신 28~30주에 한 번 더 확인한다. 임신 20주 이후에는 모든 산모가 예방 차원에서 철분제를 복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연구팀은 철분 보충 자체보다 임신 기간 중에 빈혈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분제 복용과 함께 빈혈이 왜 생겼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선행 연구들과도 맞아떨어진다. 앞서 다른 아이들을 추적한 연구에서도 임신 중 빈혈이 있었던 어머니의 아이는 뇌 부위가 작았다. 두세 살에서 뇌량이 7~8%, 미상핵이 5~6% 작았고 예닐곱 살까지 그 차이가 이어졌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임신 중 빈혈이 있었던 집단과 없었던 집단을 비교한 것으로 빈혈이 뇌 크기 차이를 일으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한계를 밝혔다.

참고논문

DOI : 10.1093/braincomms/fcag318

논문 정보 : Jessica E Ringshaw, Michal R Zieff, Niall J Bourke, Chiara Casella, Layla E Bradford, Simone R Williams, Donna Herr, Marlie Miles, Carly Bennallick, Khula South Africa Data Collection Team , Sean Deoni, Jonathan O’Muircheartaigh, Dan J Stein, Daniel C Alexander, Derek K Jones, Steven C R Williams, Kirsten A Donald, Antenatal maternal anaemia and infant brain structure: high-field (3 T) and ultra-low-field (64 mT) MRI findings from South Africa, Brain Communications, Volume 8, Issue 5, 2026, fcag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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