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株 11월 2일 첫 명단 공표

후보 10곳 중 7곳, 밸류업 미공시

저PBR 낙인·밸류업 공시 부담

11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명단이 처음 공개되는 가운데 공표 예상 기업 10곳 중 7곳은 아직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PBR 명단 공개를 피하려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놔야 하지만, 중소형 상장사에선 저PBR ‘꼬리표’ 만큼이나 기업가치 제고 방안 발표도 부담이 크다는 속내도 읽힌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전날부터 상장공시제출시스템을 통해 상장사들이 자사의 저PBR 기준 해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공시 담당자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자사의 저PBR 기준 해당 여부 및 업종별 PBR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조회 결과는 해당 상장사만 확인할 수 있지만 11월 2일부턴 저PBR 기업 명단이 일반에도 공개된다. 거래소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기준에 해당하는 기업을 추려 KIND에 명단을 올릴 예정이다.

저PBR 기업은 시장과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업종별로 나눠 선정한다. 최근 3년간 6개 반기의 PBR을 따져 코스피는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계속 포함된 기업이 대상이다.

명단에서 빠질 방법도 있다. 저PBR 기준에 해당하더라도 10월 22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고 별도의 ‘PBR 개선 계획’을 첨부하면 공표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예상 후보 상당수는 아직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태이다. 삼성증권이 7월 말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추정한 저PBR 후보 204곳 공시 현황을 살펴본 결과, 146곳(71.9%)은 본공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저PBR 명단에 이름이 오르는 것도 부담이지만 이를 피하기 위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는 것도 고민인 탓이다.

한 상장사 전략기획 담당자는 “공시 교육에서도 저PBR 기업 공표를 일종의 ‘망신주기’라고 표현했다”며 “선정된다고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KIND에 좋지 않은 내용으로 회사 이름이 공개되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고 말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도 주주들에게 제시한 목표와 계획의 이행 여부가 부담이다. 다른 상장사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 회사가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고 이행 여부가 중요해진다”며 “주주들에게 공표하는 내용인 만큼 지켜지지 않으면 비판을 받을 수 있어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가치 제고 방안은 주주환원에 한정되는 건 아니다. 연구개발(R&D) 투자와 수익성 확대, 성장성 강화 등도 제시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별 특성, 성장단계, 업종, 시장전략 등에 따라 가치 제고 방식은 상이할 수 있다”며 “주주환원 또는 투자 확대 등을 결정한 이유와 목적을 주주 등 투자자에게 충분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송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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