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레일로 출발해 방음터널·건자재·에너지로 40년 기술 확장
층간소음 바닥구조 LH 인정…정전돼도 열리는 방음터널 배연창 개발
“큰돈 벌어 고용 창출. 많은 일자리 주겠다”…에너지 매출 60% 목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두드린자에게 문은 열린다.”
한상원 다스코 회장이 40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며 지켜온 신념이다. 도로 위 가드레일을 만들던 회사가 건축용 데크플레이트와 단열재보드로 영역을 넓히고, 방음터널 화재 때 연기를 빼내는 배연창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아파트 층간소음을 줄이는 바닥구조와 태양광 발전사업까지 손을 뻗었다. 언뜻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사업들이다.
한 회장은 이 같은 사업 확장의 이유를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찾았다. 그는 헤럴드경제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저는 자수성가형 경영인으로서 자라면서 스스로 터득하고 배우는 삶을 살았다”며 “가드레일의 아이디어부터 남들이 누구나 하는 것에서는 큰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남들이 해보지 않은 길을 걸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이어 “수없이 많은 것을 시도해보고 변화를 해가는 속에 시장이 있고 먹거리가 있는 곳은 마다하지 않고 기술을 개발했고 시장을 두드렸다”며 “‘두드린자에게 문은 열린다’라는 신념 속에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다스코의 시작은 도로안전시설물이었다. 한 회장은 창업 초기 고규격 가드레일을 개발해 미국 텍사스교통연구소(TTI)의 차량안전시설물 충돌시험을 통과했다. 이후 도로·교량용 안전시설물에서 방음벽과 데크플레이트, 단열재보드 등으로 사업을 넓혔다.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는 도로안전시설물 기반 SOC 인프라, 데크플레이트·단열재보드·층간소음 관련 건자재, 태양광·풍력 발전 기자재와 건설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사업 등이다.
전남 화순에 본사를 둔 다스코는 수도권 사업을 위해 1998년부터 서울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데크플레이트와 단열재보드 생산을 위해 충남 당진에도 제조사업장을 두고 있다. 한 회장은 “대다수 기술인력은 서울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데크플레이트나 단열재보드는 수도권 시장이 훨씬 크기에 충남 당진에 제조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 대상 영업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층간소음까지…“‘생활소음’ 잡는 기업 되겠다”
최근 다스코가 두드린 문 가운데 하나는 아파트 바닥이다. 공동주택 층간소음 저감 기술이다.
한 회장은 “공동주택에서 바닥소음은 주민 간 큰 사회문제다”며 “저희 회사는 도로시설물로서 터널방음벽이 공동주택 거주자에게 주는 소음피해에 대응하도록 관련 설루션을 제공해왔고, 이제 직접 공동주택 바닥시공방법에 대해서도 소음저감기술을 개발·보급해 생활소음 설루션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스코가 택한 방식은 아파트를 짓는 단계에서 충격음을 여러 단계로 줄일 수 있도록 바닥구조 자체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한 회장은 “기존 바닥저감재는 기시공된 바닥에 스펀지 같은 충격음저감재를 별도로 깔거나 하면서 보완하지만, 건축시공 단계에서부터 시행사와 시공회사에 그 의무를 부여하게 됐다”며 “바닥시공방법에서 충격음을 이중삼중으로 저감하도록 바닥구조를 적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은 사업화 직전 단계까지 왔다. 다스코는 올해 5월 LH로부터 경량 1등급, 중량 2등급의 바닥구조 인정을 받았다. 한 회장은 “지금 단계를 현장적용 직전 사업화 준비 단계로 보면 된다. 최소 인정기준을 만족하면서 가격을 낮춘 보급형 기술도 개발 막바지에 있다”고 말했다. 다스코는 기술 완성도를 높여 양산체제를 갖추고 내년 초까지 사업 준비를 마친 뒤 2분기부터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스코 기술연구소에는 기술인력 10명과 행정지원인력 4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연구비용은 약 15억원이다. 한 회장은 “창업 초창기에는 도로 이용자의 생명이 위협되는 가드레일을 더 안전하게 만들어보겠다는 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며 “당시 아이디어가 현실화되고 전국의 도로에 시공돼 국민의 안전을 위해 성능을 발휘하는 데 큰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전돼도 ‘활짝’…2022년 터널 화재가 낳은 배연창
‘사람의 안전’은 한 회장이 다스코의 기술을 설명할 때 반복해서 꺼내는 말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방음터널 자동개폐형 배연창이다. 방음터널에서 불이 났을 때 전력 공급이 끊기더라도 천장에 설치된 창을 열어 연기와 열을 밖으로 배출하도록 한 장치다.
한 회장은 2022년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를 언급하며 “당시 5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하는 대형사고로 터널 내 방재시설의 확충이 절실했다”며 “기술연구소와 사업부서 임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 현실화시킨 기술”이라고 말했다.
한 회장이 개발한 배연시스템은 압축공기를 이용하는 공압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화재로 전원 공급이 끊겨도 배연창을 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 회장은 “기존 건축물에 적용되던 전기 방식 배연창과 달리 도로 방음터널 환경에 최적화된 압축공기 기반 공압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전력 공급이 차단되거나 어떤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창호가 개방돼 방음터널 내부 시민들의 대피 안전성과 방재 성능을 확보한다”고 설명했다.
다수 공인시험기관을 통해 10여가지 검증 시험과 인증도 획득했다. 자동배연창 시스템은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신기술과 국토교통부 녹색기술로도 지정됐다. 관련 특허는 5건이고 확보했고 제2경인고속도로 안양~성남 갈현고가교를 비롯해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삼평방음터널, 영동고속도로 광교구간 방음터널, 세종시 2·3생활권 등 7개 현장에 시공됐다. 현재도 5개 현장에서 시공이 진행중이다.
한 회장이 가장 애착을 갖는 기술 역시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가드레일과 배연창이다. 그는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려고 한다. 최근 재난안전신기술로 인정받은 배연창 기술도 모두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가드레일 회사가 태양광으로…“에너지기술기업 인정받고 싶다”
다스코의 다음 승부처는 에너지다. 한 회장이 앞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어디에 두고 싶은지를 묻자 답은 명확했다.
한 회장은 “이제는 에너지기술기업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다스코는 태양광 구조물 제조에 머물지 않고 설계·조달·시공(EPC), 발전사업 개발, 발전소 운영·관리(O&M)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 회장은 다스코의 제조업 기반이 에너지 사업과 결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제조업 기반은 원가경쟁력을 갖게 하고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며 “에너지사업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사업구조 다변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EPC 수주만 바라보던 사업구조도 바꾸는 중이다. 한 회장은 “재생에너지 시장이 민간주도로 가면서 대규모 ‘민간 발전사업(IPP)’이 자금 조달 문제로 어려울 때 회사의 자금력을 활용해 사업권 확보를 위한 투자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30건이 넘는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미래 매출과 이익을 확보했다”며 “규모는 400MW급에서 2MW까지 크고 작은 사업들”이라고 설명했다.
한 회장은 “인프라 사업인 터널방음벽 시장은 국내 1위로서 안정적 수주를 시현해 다스코 최고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고 데크플레이트와 단열재보드를 직접 생산·판매하는 제조업도 운영하고 있다”며 “다른 사업에서 성과를 내면서 뒷받침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로 상호 보완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 목표도 세웠다. 다스코는 올해 에너지기업으로의 전환을 비전으로 내걸었다. 한 회장은 “아무래도 시장 규모를 보아 전사 매출의 60%는 에너지 분야에서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발전소를 지어 넘기는 데서 끝내지 않고 20년 안팎의 운영과 유지보수, 이후 설비를 교체하는 리파워링까지 참여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재생에너지 시장은 약 20여년간 운영 이후 리파워링을 통해 재투자를 계속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20년간 유지보수 관리하면서 리파워링 시 EPC사로서 우선 대응하는 선순환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년기업으로 살아남는 다스코는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직접 운영하는 발전기업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했다.
한 회장이 말하는 사업 확장의 종착지는 결국 ‘회사’보다 ‘사람’에 가깝다. 돈을 벌어 회사를 키워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그는 어린 시절 품었던 생각을 꺼냈다.
그는 “저는 어렸을 때 크게 성공해서 고용을 창출해서 많은이에게 일자리를 주고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일을 힘쓰겠다는 포부를 세웠고 이것을 실천하려면 큰돈을 벌어야겠기에 이렇게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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