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부총리 첫 시장상황점검회의

채권금리 상승에 물량축소, 바이백 검토

금융·부동산 시장 연계위험 대응 논의

공급대책 이행 현장 점검 강화 방침

원화국제화 위해 외환거래 규제 완화

이형일(왼쪽 세 번째)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 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찬진(왼쪽부터) 금감원장, 홍지선 국토부장관, 이 부총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재정경제부 제공]
이형일(왼쪽 세 번째)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 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찬진(왼쪽부터) 금감원장, 홍지선 국토부장관, 이 부총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재정경제부 제공]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일 국고채 시장 안정을 위해 10월 발행 물량을 5조원 축소하고 필요시 추가 축소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상황에 따라 긴급 바이백(국채 조기매입) 등 시장안정 조치도 병행한다.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간 자금 이동에 따른 연계 위험에 대비해 주택시장과 가계의 자금 흐름 및 부채 등 잠재 위험에 대한 통합 점검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취임 후 첫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대응 방향을 밝혔다.

회의에는 이 부총리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이른바 ‘F4’ 외에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도 함께했다.

이 부총리는“국고채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국채 발행물량의 추가 축소를 검토하도록 하겠다”며 “관계기관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시장상황에 따라 긴급바이백 등 시장안정조치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국고채 발행 축소에 나선 것은 글로벌 금리 상승 여파로 국내 채권시장의 금리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이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5.2%까지 상승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0%를 웃돌고 있다.

국고채 이외의 채권시장에서도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신용스프레드가 올해 들어 확대된 상황이다. 정부는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되면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차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관계기관과 함께 채권시장의 금리 및 발행 여건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간 연계 위험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최근 자금이 금융·부동산시장을 이동하면서 시장 간 상호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데 공감하고 금융시장과 주택시장, 가계의 자금 흐름 및 부채 등 잠재 위험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주택시장에서는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5주 연속 완화되고 올해 1~8월 서울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증가하는 등 공급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다만 강남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공급 확대가 실제 입주로 연결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지속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택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면서 기존에 발표한 공급대책이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현장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원화 국제화를 위한 외환제도 개편도 추진한다. 정부는 지난 7월 19일 발표한 원화국제화 로드맵의 후속 조치로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외환거래 규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해외원화업무취급기관(RFI-K) 규율을 위한 법령 개정을 완료한 데 이어 일부 자본거래의 사전신고를 사후보고로 전환하고 신고 기준금액을 상향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한다. 연내 외국환거래규정 개정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외환규제 개편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건전성 규제와 시장 모니터링 고도화 방안에 대한 연구 등 관계기관 간 정책 공조도 강화한다.

이 부총리는 “앞으로 이 회의를 거시경제와 금융, 외환, 부동산 시장을 하나의 그림 안에서 종합적으로 살피는 회의로 만들겠다”며 “시장의 작은 이상 신호도 놓치지 않고 조기에 발견해 위험이 어디에서 발생하고 어디로 확산할 수 있는지를 꼼꼼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