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택시부터 아파트 배송로봇까지 규제 대폭 해제

사고책임 가이드라인 신설 및 택시업계 상생안 마련

정부가 무인 자율차 상용화를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국토교통부는 규제합리화위원회에 자율주행자동차와 관련한 규제를 대폭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사진은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 [서울시 제공]
정부가 무인 자율차 상용화를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국토교통부는 규제합리화위원회에 자율주행자동차와 관련한 규제를 대폭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사진은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 [서울시 제공]

[헤럴드경제=소민호 기자] 무인 자율주행 택시가 2028년 광주부터 상용 서비스에 들어간다. 피지컬AI가 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지만, 택시 운전수요 급감 등 기존 운수업계에도 미칠 파급이 작지 않은 만큼 정부는 상생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아울러 공동주택이나 건설현장 등에 적용이 늘어나는 이동로봇의 활용을 더 촉진하기 위한 규제특례를 만든다. 로봇 대기장소와 충전장소 등을 건축 용적률 산정에서 제외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도 준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오후2시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에 자율주행 자동차와 이동로봇 상용화 지원 등을 위한 제도개선 계획을 보고했다.

무인 자율주행 자동차 내년엔 3000대 실증 투입

국토부는 주율주행이 피지컬AI의 핵심기술인 데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보편적 이동권을 보장하고 교통안전성을 제고하는 국가 전략기술이라며 상용화를 빠른 속도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서비스 사업자를 제도화해 200대 규모로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광주부터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한다. 광주에는 내년 800대를 더 투입할 예정인데, 추가 시범도시까지 합쳐 내년 실증 무인 자율주행차 규모는 총 3000대 규모로 늘어나게 된다.

이 같은 실증 사례로 얻은 데이터를 기준으로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 사업자를 제도화한다. 원격관제를 통한 운행상황 모니터링부터 승객 안전관리, 비상상황시 현장출동, 사고조치 등 현장관리와 사이버 보안 능력을 갖추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요금 체계 등 상업용 운행 무인 자율차에 대한 사업화 모델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택시 등 기존 운수업계와 협의를 통해 상생 방안도 마련한다. 사업화 모델과 상생 방안 등은 2028년 광주 실증도시부터 시범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무인 자율차에서 수집된 민감한 데이터의 유출은 개인정보 침해나 안보 위협 등의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보고 사업자에게는 데이터 국내 보관 및 보안·보호조치, 데이터의 국외 이전 시 별도 허가 등의 의무를 부과한다.

차량 제작사의 사이버보안 관리체계(CSMS)를 강화하고, 해킹 및 백도어 위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 조사 및 관리・대응체계도 마련한다.

또 국방부・국정원 등 관계부처와 협의, 커넥티드카의 중요시설 출입과 관련한 추가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등 데이터 주권에도 나선다.

자율주행차 사고가 날 경우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어렵고, 제작사와 자율주행기업, 서비스 사업자 등 여러 주체간 책임분담 구조가 명확하지 않아 민사상 피해보상 주체를 두고 분쟁이 늘어날 것이란 점에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자율주행업계와 보험업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사고책임TF를 통해 자율차 사고 유형에 따라 민사상 책임분담 구조를 체계화하는 ‘사고책임 가이드라인’을 선도적으로 만들기로 했다.

자율차 B2B거래를 허용하고 국제기구(UNECE)에서 만든 자율차 상용판매를 위한 안전기준(ADS)을 국내 법 체계에 맞게 내년 중 마련한다. 앞서 올해 말부터는 무인 자율차 기업간 거래에 적용되는 성능인증제를 운영한다.

실증 단계에서도 인허가를 간소화해 기업 편의를 제고한다. 운전석이 없는 자율차를 차고지나 충전장소로 이동는 등 예외적 사유에 대해서는 시범운행지구 바깥 구역에서도 운행이 가능하도록 법령을 개정한다. 개별 자동차를 일일이 실제 확인해 임시운행허가를 내주는 것도 바꿔 앞으로는 안전성이 검증된 동일 모델인 경우 실차 확인 단계를 없앤다.

국토부는 이 같은 제도 개선을 통해 연구개발 목적의 자율차 특례가 무인 로보택시 운행, 유상운송 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수준으로 변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세계 3대 자율주행 강국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로봇, 아파트 등 실생활 공간에서 활용 확대

국토교통부가 공동주택이나 건설현장 등 적용이 늘어나는 이동로봇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특례를 만든다. 이동로봇 사례.
국토교통부가 공동주택이나 건설현장 등 적용이 늘어나는 이동로봇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규제특례를 만든다. 이동로봇 사례.

규제합리화위원회에 보고된 또 하나의 분야는 이동로봇 상용화 정책 추진방안이다. 제조업을 벗어나 주차와 배송, 순찰, 점검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로봇 시대로 진입하는 현실을 감안해 로봇친화적 도시공간 규제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로봇 활용을 가로막는 규제에 대해 건축물, 항공, 철도 등 현장 여건을 고려한 분야별 규제특례를 도입한다. 건축 분야에서는 로봇대기, 충전, 정비시설 면적을 용적률 산정에서 제외해준다는 계획이다.

로봇친화형 건축 설계·인증제도를 마련해 인증 건축물에 대해서는 용적률과 높이제한 완화 등을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동로봇의 실내 활용을 위해 동선, 대기·충전공간, 자동화 배송시설, 건축설비 연동 등을 담은 표준화 설계기준을 마련한다.

로봇을 현장에 도입할 수 있더라도 명확한 운영기준이 없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던 만큼 건설현장·주차장·생활물류시설 등 분야별 ‘로봇운영기준’을 마련,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한다.

로봇이 횡단보도, 장애물, 건물 출입구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모빌리티 보행지도’를 구축하고, 이동로봇 산업의 공공재로서 활용되도록 민‧관 공동 플랫폼 구축도 추진한다.

국토부는 이동로봇 산업의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해 현재 ‘이동로봇의 안전한 이용 및 상용화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발의된 상태라며 법 제정 이후 전담 조직을 신설해 로봇산업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토부는 관련 창업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행정서류를 331개에서 175개로 줄였다며 연간 신청기업의 행정서류 작업시간이 총 3만6512시간 절감되는 효과를 기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마트물류센터 인증 신청 시 6개 서류를 자체평가서 1개로 대체하거나 규제특례 신청시 지자체 지원 확약서 제출 시기를 위원회 심의 전까지로 조정하는 등의 사례가 행정서류 재설계 사례로 지목됐다.


sm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