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출산 등 경영 공백 시 창업지원 특례 신설

초기 창업기업 R&D 신청 제한요건 완화

한도제한계좌 해제기준 개선…금융거래 부담 줄여

성실실패 제도 확대 등 10개 규제 개선 추진

[중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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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부애리 기자] 앞으로 병역이나 출산 등 불가피한 사유로 사업을 중단한 창업자는 정부의 창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최대 5년 연장된다. 초기 창업기업의 연구개발(R&D) 사업 참여 문턱을 낮추고 은행 한도제한계좌 해제 절차도 개선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3일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2차 전체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창업기업 규제합리화 방안’을 상정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창업부터 성장, 재도전까지 기업의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중기부는 국무조정실, 금융위원회,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총 10개 규제 개선 과제를 발굴했다.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의 종합 순위는 세계 20위권 이내지만 규제와 행정절차 등 기업환경 수준은 32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전문 인력과 규제 관련 정보가 부족한 스타트업은 각종 규제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번 규제 개선은 창업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서로 다른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창업 초기에는 정부 지원사업 참여 요건과 금융거래 규제를 완화하고, 성장 단계에서는 투자 유치와 상장 준비에 따른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사업 실패 이후에도 재창업 지원과 경력 인정 범위를 확대해 창업 경험이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병역·출산 경영 공백 인정…창업지원 문턱 낮춘다

우선 병역이나 출산 등으로 발생한 경영 공백을 고려해 창업 지원기간을 연장한다.

현행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은 업력 7년 미만 기업을 창업기업으로 인정하고 있다. 대표자가 병역이나 출산 등 불가피한 사유로 사업을 중단하더라도 별도의 예외 규정이 없어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가 있었다.

정부는 앞으로 이러한 경영 공백이 발생한 경우 기존 7년의 창업기업 인정 기간에 더해 최대 5년 범위에서 창업 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특례를 신설할 계획이다.

초기 창업기업의 정부 R&D 사업 신청 제한도 완화한다. 현재는 부채비율이 높거나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의 경우 R&D 사업 신청이 제한될 수 있다. 앞으로는 업력 3년 미만 창업기업에 대해 재무 건전성을 사전 신청 제한 요건이 아닌 선정평가 심사 기준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창업기획자(AC)가 지분 50% 이상을 투자해 설립한 기업도 창업기업으로 인정한다. 이를 통해 창업기획자가 전문 인력과 자본을 제공하고 예비 창업자와 공동으로 기업을 설립하는 ‘벤처 스튜디오’ 방식의 창업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한도제한계좌 해제기준 개선…벤처투자 규제 완화

창업기업의 금융거래와 투자환경을 개선하려는 조치도 추진된다. 현재 은행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하면 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하루 이체 한도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100만원, 전자 금융거래 100만원, 창구 300만원으로 제한된다.

한도제한계좌를 해제하려면 거래 목적을 입증하는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하지만 은행이나 지점마다 요구하는 서류와 판단기준이 달라 초기 창업기업이 불편을 겪어왔다.

정부는 금융권 공동 지침을 정비하고 정부 창업 지원사업 선정 이력 등 공신력 있는 증빙 요건을 추가해 창업기업이 보다 신속하게 거래 한도 제한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이뤄진다. 모태펀드가 출자한 자펀드의 만기를 연장할 때 기존에는 출자자 전원의 동의가 필요했지만 향후 일정 수준의 동의만으로도 연장할 수 있도록 표준규약을 개정한다.

민간투자를 유치한 기업이 벤처기업 확인을 받을 수 있도록 인정 투자기관·투자상품의 범위도 확대한다. 관련 유형을 기존 21개에서 23개로 늘리고 향후 자산운용사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기술 특례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의 행정 부담도 줄인다. 복수 전문 평가기관의 기술성 평가를 받을 때 공통 제출자료와 표준 서식을 마련해 중복 서류 준비에 따른 부담을 완화할 예정이다.

실패 경험도 창업 자산으로…재도전 지원 확대

창업 실패 경험을 재도전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도 개편한다. 정부는 재창업자의 과거 경영 과정에서 불성실 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성실경영평가’ 제도를 개선한다. 기존 평가방식을 기술 사업성보다 재기 노력과 성실성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개편하고, 재창업 관련 지원 특례를 중기부 사업에 우선 전면 적용한 뒤 관계 부처로 확대할 계획이다.

창업기업 인정 범위도 넓힌다. 현재는 기존 사업자가 다른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사업의 연속이나 확장으로 판단되면 창업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는 개인사업자가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다른 업종의 개인사업을 추가로 시작하거나 기존 법인의 임원이 단독으로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는 경우 등도 창업으로 인정할 방침이다.

창업 경험을 공식 경력으로 인정하는 제도도 마련한다. 법인 대표자 경력과 정부 지원사업을 통한 창업 준비 이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가칭 ‘도전·창업경력서’ 발급 체계를 신설하고 고용노동부의 통합경력증명 서비스와 연계할 예정이다.

중기부는 이와 함께 신산업 분야의 규제를 지속해서 개선하기 위해 규제 합리화위원회 산하에 민간 전문가와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창업벤처규제혁신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민간 협·단체와의 규제혁신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통한 규제 사전검토, 스타트업 공동 규제 실증 프로젝트, 광역 연계형 규제자유특구 등도 추진한다.


b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