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홍콩 국제공항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김’(Kim)씨 성의 한국인 고객이 ‘김치’(Kimchi)라고 적힌 음료 컵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23일 코리아헤럴드에 따르면 한국인 남성 김 모(38) 씨는 지난 11일 아내와 함께 홍콩 국제공항에서 서울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 출국장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했다.
그는 음료 제조가 완료된 후 “KIM”을 부르는 소리에 음료 컵에 붙은 주문서를 확인하지 않은 채 음료를 받고 탑승구로 향했다.
하지만 탑승을 기다리던 중 음료 컵에서 목격된 것은 ‘KIM’이 아닌 ‘Kimchi’였다.
김 씨는 음료를 받을 당시 직원 두 명이 모니터를 보며 서로 웃고 있는 모습을 봤지만, 당시에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는 다시 매장으로 돌아가 직원에게 경위를 물었고, 주문을 받은 직원은 실수로 이름을 잘못 입력했다며 불쾌감을 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김 씨는 단순한 입력 실수라는 설명을 납득할 수 없어 책임자에게 추가 설명을 요청했다. 해당 매장의 책임자는 계산대 화면을 보여주며 직원이 처음에는 ‘Kim’을 입력했지만, 이름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Kimchi’를 선택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런 표기가 “정중하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시스템 화면을 확인한 뒤 ‘Kim’을 ‘Kimchi’로 선택하려면 별도의 입력이 필요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매장 측에 정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묵을 지키던 스타벅스 홍콩은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지난 20일 서면으로 “이번 일로 고객에게 심적 고통과 우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차별이나 무례한 행동을 용납하지 않으며,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언어나 행동에 관한 문제 제기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김 씨에게 직접 사과하기 위해 연락했으며,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직원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타벅스의 동양인 인종차별 논란은 꾸준히 불거져왔다. 앞서 지난 2월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매장에서 한국인 손님의 음료 컵에 ‘yellow’라는 인종차별적 문구를 적어 문제가 됐다.
2021년 1월에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이 태국계 고객의 컵에 ‘찢어진 눈’을 그렸다가 1만2000유로(당시 약 1788만원)의 배상 명령을 받은 일도 있었다.
2017년에는 미국 뉴욕 맨해튼 스타벅스에서 한 직원이 한인 남성의 주문표에 아시아인 비하 단어인 ‘칭’(Ching)을 적어 논란이 커졌다. 2012년에도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이 한국인 손님에게 ‘찢어진 눈’을 그린 컵을 건네 동양인 비하 논란이 일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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