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면적’ 72배 크기

방치 논란 속 개발 대신 국비 환수

칠레 농장은 임대 전환…태양광 잠재력

작년 10월 아르헨티나 ‘야따마우까’ 농장에 대한 타당성 조사단 현지 활동 모습 [코이카 제공, 연합]
작년 10월 아르헨티나 ‘야따마우까’ 농장에 대한 타당성 조사단 현지 활동 모습 [코이카 제공, 연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정부가 과거 농업이민 지원을 목적으로 사들였다가 수십 년간 방치되거나 부실하게 관리돼 온 남미 지역 국유 농장에 대한 매각 또는 임대 전환이 추진된다.

26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코이카는 보유 중인 남미 농장 2곳(아르헨티나·칠레)에 대한 자산 정리 작업에 들어갔다.

코이카는 현지 조사와 법률 자문을 바탕으로 토지 감정 결과와 활용 가능성, 경제적 편익 등을 종합 분석해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자산 활용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외교부도 이 같은 방침을 승인하고 관련 절차를 모색 중이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북서쪽으로 1050㎞ 떨어진 곳에 있는 야따마우까 농장은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8년 8월 외무부(현 외교부) 산하 해외개발공사가 약 212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곳의 면적은 2만882헥타르(ha·약 6320만평)로, 서울시 전체 면적의 3분의 1이자 여의도의 약 72배에 달한다.

당시 이주 교민들을 위한 대규모 농장을 구상했으나 매입 이후 실시된 4차례의 정부 현지 조사에서 모두 ‘개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1991년 코이카가 창립하면서 관리를 맡게 됐으나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약 50년간 유휴지로 방치됐다.

코이카의 전산 조회가 가능한 2001년부터 2026년까지만 집계해도 토지세(약 10억7000만원)와 현지 관리운영비(38억8000만원) 등 누적 지출액이 49억5000만원에 달한다. 최근까지도 연간 약 3억원의 고정 비용이 매년 지출됐다.

2015년 현지 주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로 농장 상당 부분이 산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24년 주정부에 제출한 개발계획서가 최종 불승인되면서 사업 추진은 사실상 막혔다.

숲과 목장을 함께 운영하는 친환경 개발 방안도 검토됐으나 초기 인프라 투자비만 최소 294만 달러(약 40억원)가 더 들고 투자 비용 회수에 18년 이상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국 코이카는 주정부 정책 변동 등 국가 리스크가 크고, 개발 시 투자 비용 회수 기간이 길며, 계속 보유 시 관리 비용이 지속해서 발생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자산을 팔아 국비를 환수하기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

코이카는 헐값 매각 등 논란을 막고자 땅값을 최대한 올려 팔겠다는 전략이다. 코이카는 미개발 상태의 농장 토지 가치를 1044만 달러(약 140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이 금액을 바탕으로 공식 감정평가를 위해 감정평가법인과 계약 체결을 준비 중이다.

다만 매각 시에는 양도소득세(15%)와 지방정부 인지세, 공증·중개 수수료, 외환 송금 수수료 등 각종 부대비용이 발생한다.

코이카는 세금과 각종 부대비용을 제외한 실제 매각 대금 실수령액은 추정 토지 가치 대비 약 80∼90%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173㎞ 떨어진 곳에 있는 떼노 농장(185.33ha·약 56만평)은 매각 대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임대 체제를 개편한다.

1980년 12월 약 53만 달러에 매입한 이 농장은 2017년 기존 임차인과의 계약 종료 후 장기적 운영 계획 없이 임시 단기 계약 형태로 운영됐다. 이에 임대료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는 등 부실 관리돼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코이카는 이번 신규 임대에서 단순 농업용이 아닌 ‘태양광 발전 부지 활용’을 적극 검토 중이다 감정평가에서 인근 변전소와 고압 배전선로가 있고, 국도와도 인접해 있어 태양광 발전소 입지로 최적이라는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지형 측량을 거친 실제 토지 면적(178.61ha) 중 태양광 효율이 가장 높은 평탄한 3R 구역(145.4ha)을 25∼35년 동안 장기 임대할 경우 단순히 농업용 임대 대비 자산 가치가 최대 1480배 뛰어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의원은 “과거 이민 지원 명목으로 사들인 해외 농지들이 방치되거나 임시 단기 계약으로 저평가되는 등 부실하게 관리돼 왔다”며 “아르헨티나 매각 대금의 본국 송금과 칠레 수리권 정상화 등 남은 절차가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