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재정수입 관리실태 감사 결과 발표
재경부·기획예산처 등에 11건 조치 통보
[헤럴드경제=서영상·김해솔 기자] 최근 4년간 예상한 세금과 실제 걷힌 세금의 차이가 연평균 51조원을 넘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확인됐다. 특히 오차의 상당 부분은 경기 변동을 예측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 아니라 세수를 예측하는 시스템 자체 오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예산 편성과 실제 재정 운용 간 괴리가 커지고,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한 사업 축소·집행 지연 등 부작용이 벌어졌다. 특히 세수 부족분을 사후적으로 메우는 과정에서 국회의 예산 심의·통제 기능을 약화시키기도 했다.
감사원은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정수입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이형일 재정경제부 장관과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에게 세수 추계모형을 개선하고 세수 결손 대응 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등 총 11건의 조치를 할 것을 통보했다.
감사원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한 감사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시기를 포함한 2021~2024년 세수 추계 오차는 연평균 51조5000억원에 달했다. 세목으로 따졌을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법인세 21조7000억원, 양도소득세 11조9000억원이었다.
추계오차 중 ‘경기변동예측 오차’는 19%에 불과한 반면 ‘추계모형 오차’는 81%에 달했다.
추계모형 오차는 세수 추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측의 불확실성으로, 모형 자체 오류, 변수 예측 오차, 세제 변화 반영 정확성 문제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법인세의 경우 2023년 추계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기업 이익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세전 순이익률에 과거 평균치를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양도소득세 역시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 변동이 세수에 미치는 영향을 실제 데이터와 다르게 설정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 감사원이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의 상관관계 모형 오차를 교정하자 양도소득세 추계 시 오차가 2023년 기준 7조원에서 3조1000억원(55%)으로, 2024년 기준 4조원에서 1조6000억원(60%)으로 축소됐다.
세수결손을 메우는 과정에서 국회 통제를 우회하고, 지방재정에 부담을 미친 문제도 지적됐다.
여소야대였던 당시 국회에서 추가 재원 확보를 위한 예산 증액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정부가 국회 심의를 통한 정공법 대신 기금 여유재원 활용과 지방교부세 감액 등 우회적인 방식으로 세수 결손에 대응한 탓으로 보인다.
옛 기획재정부는 세수 결손이 2023년 56조4000억원, 2024년 30조8000억원 발생하자 각종 기금의 자금을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거쳐 일반회계로 이전하거나 지방교부세를 줄이는 방식 등으로 대응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국회 심의·보고 절차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가재정법상 기금의 지출계획을 변경해 다른 기금에 빌려주는 예탁금을 늘릴 경우 당초 계획액의 20%를 초과하면 국회 심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기금에서 빌려준 돈의 상환을 미루는 수입계획 변경에는 별도의 국회 통제 규정이 미비하다는 점을 이용했다.
옛 기재부는 이 같은 제도적 공백을 활용해 2023년 외국환평형기금에서 17조3000억원, 2024년 주택도시기금 등 10개 기금에서 15조원의 재원을 공자기금으로 이전해 약 32조원의 일반회계의 세수 결손을 보전했다.
지방재정에도 부담이 전가됐다. 옛 기재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 없이 2023년 8조2000억원, 2024년 2조2000억원의 지방교부세를 당해 연도에 미리 정산해 감액했다.
감사원은 “재정수입의 관리실태를 점검하고 관리·운영체계의 고도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감사를 실시했다”면서 “재경부 장관 및 기획예산처 장관에 세수결손 보전을 지원할 목적으로 공자기금 등 개별기금의 운용계획을 변경하고, 구체적인 변경 내용을 국회에 보고하지 않은 채 향후 일반회계 재정 운용에 부담을 주는 일이 없도록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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