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러 직접투자펀드 제재 해제 요청 검토”
2022년 우크라 침공 직후 제재 대상 지정
러시아산 경유 수출 허용 이어 추가 완화 추진
“종전 전 제재 유지 원칙 후퇴” 비판 제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자금 창구’로 지목돼 온 러시아 국부펀드에 대한 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산 경유 수출을 허용한 데 이어 추가적인 대러시아 제재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경제적 압박이 약화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 국부펀드인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가 제출한 제재 해제 요청서를 검토하고 있다.
한 미국 당국자는 NYT에 “미·러 관계를 개선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돕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RDIF의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RDIF는 수십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국부펀드로,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불법 비자금 창구이자 러시아 부패 정치의 상징으로 간주돼 왔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직후인 2022년 RDIF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당시 RDIF 최고경영자(CEO)인 키릴 드미트리예프도 제재 명단에 올랐다. 드미트리예프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이자 경제 특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드미트리예프의 외교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해당 미국 당국자는 드미트리예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미국 협상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특사”라고 평가했다.
이번 제재 해제 검토는 최근 미국과 러시아가 추진한 이른바 ‘경유딜’과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과 다른 국가에 수출할 수 있도록 관련 제재를 유예했다. 한 러시아 핵심 당국자에 따르면 RDIF는 이후 미국으로 향하는 러시아산 경유의 선적과 운송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지원을 제공하는 등 경유딜 이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푸틴 대통령과의 사업 거래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와 새롭고 번영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데 진지하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푸틴 대통령을 협상으로 이끌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일부 공화당 의원을 포함한 비판론자들은 이 같은 접근이 러시아에 종전을 압박하기보다 경제적 이익을 양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NYT는 러시아가 최근 활발해진 종전 외교를 평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적은 의제를 추진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RDIF에 대한 제재가 해제될 경우 경제적 압박을 통해 러시아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려 했던 미국의 기존 노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DIF는 그동안 중동을 비롯한 여러 지역의 투자자들과 함께 러시아 기업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며 러시아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추진해 왔다.
전임 미국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러시아 정책을 총괄했던 에릭 그린도 제재 해제 움직임을 비판했다.
그린은 NYT에 RDIF에 대한 제재 해제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대러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미국이 물러서고 있다는 매우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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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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