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부산 북항에 상어 ‘부캉이’가 나타나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동해안에서도 대형 상어가 올해 9월까지 75차례 출현하여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처럼 우리 바다에서 낯선 풍경이 나타나는 가운데, 장기간의 관측 기록에서도 바다의 변화가 확인된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58년간 우리 바다의 표층 수온은 1.60℃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 상승 폭인 0.76℃의 약 2.1배에 달한다.

높아진 수온은 어업 현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동해에서는 명태와 살오징어가 줄고,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참다랑어가 늘었다. 제주 연안에서도 아열대성 물고기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올여름에는 고수온 재난 예·경보가 78일간 이어져 양식 어가의 어려움도 컸다. 물고기를 다시 길러 시장에 내놓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온이 내려간 뒤에도 어업인의 부담은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어업인의 생계뿐 아니라 국민의 식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당장의 피해를 줄이는 일과 수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일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양식장에 산소공급장치 등을 보급하고, 수온을 살펴 위험을 미리 알렸다. 피해 어업인에게는 재난 지원금도 지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만으로는 반복되는 고수온 피해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더운 바닷물에도 잘 견디는 품종을 개발하고 고수온 위험이 큰 양식장을 수온이 더 알맞은 곳으로 옮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기르는 방식도 바꿔나가고 있다.

연근해어업에서는 어업에 대한 관리 체계도 손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월 8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데이터 기반 연근해어업 관리혁신 및 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그물의 종류와 사용 방법 등 ‘잡는 방식’을 일일이 제한하기보다, 정확한 정보로 ‘잡는 양’을 관리하는 것이다. 먼저 어디서 어떤 물고기를 얼마나 잡았는지 정확히 파악한다. 이를 바탕으로 어종별로 잡을 수 있는 양을 정하는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를 2031년까지 모든 어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잡는 양을 관리하는 만큼, 잡는 방식에 대한 규제는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 어장이 달라져도 어업인이 그에 맞춰 유연하게 조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은 업종의 어선 수를 줄이고, 오래된 어선을 더 안전한 배로 바꾸는 일도 추진한다.

다만 제도가 바뀌는 과정에서 어업인의 부담이 커져서는 안 된다. 잡은 물고기 정보를 간편히 보고할 수 있게 하고, 규제를 정비할 때는 지역과 업종마다 다른 조업 여건을 살펴야 한다. 어선을 줄일 때도 어업인의 생계와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바다의 변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그 변화에 대비하는 방식은 바꿀 수 있다. 고수온에도 생산을 이어갈 수 있는 양식업, 달라진 어장에서도 자원을 지키며 조업하는 연근해어업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는 어업인이 안심하고 생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수산물의 안정적인 생산과 국민의 먹거리 공급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해양수산부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달라진 바다에 맞춰 수산업의 내일을 준비하는 일을 책임 있게 뒷받침하겠다.

남재헌 해양수산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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