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한미 1000억대 매출채권 회수 지연에 3분기 영업익 31% 급감

27일 이사회서 경영진 문책론 분출…과거 코리 500억 딜 이력 재부각

黃 “강력한 출하 통제 시행” 반박 속 특별감사·상장 연계 의구심 여전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 [한미약품그룹 제공]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 [한미약품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미약품그룹이 중국 자회사 북경한미의 1000억원대 미회수 매출채권 문제로 3분기 실적 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황상연 한미약품 대표를 향한 경영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28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한미약품그룹 서울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는 북경한미 정상화 조치와 함께 황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대두됐다.

미흡한 채권 회수 문제뿐만 아니라, 황 대표가 과거 사모펀드(PE) 재직 시절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의 개인 회사인 ‘코리그룹’에 대한 500억원대 투자를 검토했던 이력까지 겹치며 이해상충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78억원, 당기순이익은 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3%, 69.1% 급감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3% 줄어든 192억원에 그쳤다.

그룹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은 핵심 요인은 북경한미다. 북경한미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1%나 쪼그라들었다. 이는 중국 유통업체 룬메이캉에 묶인 장기 미회수 매출채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데 따른 여파다. 룬메이캉 관련 매출채권은 2023년 말 351억원에서 지난해 말 1254억원으로 불어났으며,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여전히 1084억원이 잔존해 있다. 룬메이캉은 임종윤 이사가 사실상 지배하는 코리그룹의 계열사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북경한미 매출채권 해결 지연 상황이 집중 논의되며 고성이 나오는 등 분위기가 삼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이사진들은 회수 지체에 따른 재무적 타격과 경영진의 미흡한 대응책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사회 내부에서는 북경한미의 매출채권 이슈 해결 지체와 더불어 황 대표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는데, 특히 황 대표가 HB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재직 시절 코리그룹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 조성을 검토했던 이력이 이사회 석상에서 쟁점으로 떠올랐다. 당시 코리그룹의 기업가치는 약 5000억원(4억달러)으로 평가됐으며, 3년 내 상장 조건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이사진은 황 대표가 과거 투자 검토 단계에서 북경한미와 코리그룹 간의 비정상적 거래 구조와 매출채권 이슈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북경한미약품 채권 회수 책임을 총괄하는 전문경영인으로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갑작스럽게 북경한미약품 최고 경영진이 교체된 것과 관련한 해결을 황 대표가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일각에서도 임 이사가 추진 중인 코리그룹의 홍콩 증시 상장 일정과 한미약품 경영진의 채권 회수 대응 시점이 맞물리는 데 대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상장 가치 평가에 타격을 주지 않기 위해 본격적인 자금 회수를 늦추는 이른바 ‘시간 끌기’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현재 한미약품 감사위원회는 삼일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룬메이캉 거래 구조 및 채권 회수 전반에 대한 특별감사를 진행 중이며, 감사 결과 발표는 당초 목표였던 10월 말을 넘어 연말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과거 코리그룹 건은 PE본부 딜을 위해 LP(기관투자가)들의 의사를 타진하는 수준의 자료를 만든 것일 뿐 본격적인 실사나 투자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또한 채권 회수 지연 지적에 대해서는 “이전 경영진 누구도 하지 않았던 강력한 출하 통제를 시작했다”며 “기간 초과 채권이 미회수될 경우 신규 출하를 원천 통제하는 원칙을 북경한미에 강하게 요구해 시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룬메이캉 측으로부터 최근 일부 채권을 상환받았으며 추가 상환 의향을 전달받아 강경한 회수 조치를 이어가겠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경한미 매출채권 이슈는 거버넌스적인 측면을 넘어, 한미그룹 정상화라는 이익 달성에 필수적인 시급한 과제”라며 “해결이 지체될수록 황상연 대표의 리더십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