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특검, 약 13시간 동안 임의검증 진행

이태한 특검 “추가 분석 필요 판단한 투표지 상당수 선별”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가 28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 검증을 위해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가 28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 검증을 위해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도착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의종·정석준 기자]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비위 의혹들을 수사 중인 선관위 특검(이태한 특별검사)이 이번 사태의 ‘진앙지’였던 서울 송파구 투표지에 대해 약 13시간 동안의 임의검증을 마무리했다. 특검팀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투표지를 선별해 정밀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선관위 특검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28일) 오전 11시 49분께부터 이날 오전 0시 36분께까지 서울 송파구 관내 투표지 약 247만장이 보관된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임의검증을 벌였다. 당초 전날 오전 9시부터 절차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국민의힘 측 참관인 등이 촬영 허가를 요청하면서 내부 논의 시간을 가졌고, 예정했던 시간에서 약 3시간이 지난 후 본격적인 검증 절차를 시작해 날을 넘겨 마무리했다.

수사기관의 투표지 공개 검증은 이례적인 일인데, 특검팀은 이번 임의검증에 대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확인해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선거 이후 올림픽공원에서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선관위에 대한 불신은 물론 부정선거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선거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한 검증이란 취지다.

이태한 특검은 약 13시간 임의검증 이후 “객관적인 사실과 증거를 바탕으로 투표지 증감 여부와 각종 국민적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참관인 이의제기를 존중해 특정 투표지 박스 전체를 임의제출 받은 것을 비롯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투표지 상당수를 선별했고 추후 정밀 분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증 결과는 정치적 주장이나 추측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와 검증된 증거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 필요한 추가 확인사항이 있다면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살펴보겠다”라며 “국민이 제기한 의문을 무겁게 받아들이되, 최종적인 판단은 확인된 사실과 증거에 기초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8일 선관위 특검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이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투표지심사계수기가 설치되어 있다. [연합]
28일 선관위 특검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이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투표지심사계수기가 설치되어 있다. [연합]

이번 검증에선 대상에 포함된 현장 폐쇄회로(CC)TV를 특검 사무실로 보내 분석 작업을 진행했다. 또 현장에서는 40여개 계수부에서 투표지를 확인하고 감정부가 이상 의심 투표지를 감정하는 방식으로 검증 절차가 이어졌다. 특검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인력과 장비를 지원받아 검증을 벌였다. 투표지분류기 등 관련 장비 해킹 여부 등 오류 가능성도 살폈다.

검증 절차가 종료된 후 송파구 관내 투표함은 이날 오전 올림픽경기장 밖으로 나왔다. 지방선거 이후 148일 만이다. 검증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은 부분이 올림픽공원에 보관 중인 송파구 관내 투표지 이송 여부였다. 임의검증 전후로 일부 참관인은 피의자 신분인 선관위가 투표지를 보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 이후 투표함이 반출된 데 대해 “선관위와 특검이 투표함을 경찰과 무슨 작전이라도 하듯, 야반도주하듯 들고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어 “어제 검증 과정에서 수많은 부정선거 증거들이 쏟아져 나왔다. 투표함에는 또다른 부정선거 증거들이 남아 있다”고 주장하면서 “선관위의 부정을 밝히기 위해서 국민들과 다시 힘을 내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임의검증 종료 이후 약 6시간 동안 국민의힘 측 참관인 반출 반대로 대기가 이어지다가 이날 오전 6시 18분께부터 이상이 확인되지 않은 투표지가 반출됐다. 투표지가 담긴 총 420여개 상자 중 13개는 특검팀이 별도로 이송하고 나머지는 수도권 소재 별도 창고로 이송됐다.

투표함이 경기장 밖으로 나오면서 올림픽공원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봉쇄 시위가 누그러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특검은 검증을 시작하며 “선거제도에 국민적 불신을 잘 알고 막중한 책임감과 경각심을 갖고 수사에 임하고 있다. 검증과 수사를 통해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가 회복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출범 50일을 넘긴 특검팀은 투표용지 사태뿐 아니라 각종 의혹을 규명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외유성 출장 의혹을 비롯해 선관위와 선거물품 업체 계약 과정 특혜 의혹 등 각종 논란 실체를 규명해야 하는데, 남은 수사기간을 감안하면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검팀은 기본 활동 기간인 90일의 절반을 이미 넘겼다. 이후 30일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bell@heraldcorp.com
mp125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