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벌금 1000만원→2심 무죄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공판을 마친 뒤 나와 입장을 밝히는 모습. [연합]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공판을 마친 뒤 나와 입장을 밝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김건희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유죄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재판부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의 핵심 판단 근거가 됐던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와 오 시장의 후원자 김한정 씨 사이 통화녹음 파일이 의도적으로 선별 제출된 자료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의 상고로 오 시장 사건은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특검팀은 30일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구회근)에 이날 상고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명씨로부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를 받는 오 시장은 1심에서 ‘시장직 상실’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지난 23일 2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또 2심 재판부는 오 시장과 함께 재판을 받은 측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후원자 김씨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특검팀은 항소심 재판부 판결과 관련해 명씨 진술 신빙성 및 부합 증거에 대한 판단에 문제가 있고, 항소심의 사실인정 및 판단에 오류가 존재한다는 점을 근거로 판결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또 김씨와 명씨 사이 통화녹음 파일이 선별돼 제출됐고, 부패범죄 특성 및 핵심 정황증거 증명력을 무시했다고도 강조했다.

특검팀은 명씨 진술이 객관적 증거 또는 당시 정황에 부합하는 부분 등에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1심 판단을 뒤집고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만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항소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있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 여론조사 의뢰 및 실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명씨 진술 중 믿기 어려운 부분이 일부 있더라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주요한 부분은 오히려 이를 믿을 수밖에 없는 객관적인 근거 내지 그 진술을 보강하는 다른 증거가 충분히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특검팀은 김씨가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주장하나 2021년 2월 1일과 5일 각 1000만원 550만원을 지급한 이후 상당 기간 김씨와 달리 강 전 부시장에게는 설문지와 결과지가 지속 전달됐다고도 강조했다. 오히려 김씨와 명씨 사이 메신저 대화 내역상 2021년 21일까지 만난 사실이 없다고 확인된다고 했다.

특검팀은 1심과 달리 항소심에 새롭게 제출된 김씨와 명씨의 2021년 3월께 ‘통화녹음파일’과 관련해선 김씨가 수사 당시 통화녹음파일을 이미 갖고 있었는데도 감추고 있다가 1심 선고 이후 항소심에서 명씨 증인신문이 종료된 뒤에야 몇 개만을 새로 발견한 듯이 의도적으로 선별해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통화녹음 파일에는 명씨가 김씨에게 “나는 오 시장을 통해서 형님을 만났기 때문에, 그것도 오 시장이 직접 소개시켜준 게 아니잖아예”, “오 시장, 나는 어떤 관계인지를 모르는데 내가”라고 말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항소심은 해당 파일을 근거로 명씨 진술 신빙성을 부정했다.

아울러 뇌물수수나 정치자금 기부와 같은 범죄가 당사자간 은밀한 합의와 비공개적 금전 거래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직접 증명하는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는 점을 언급했다. 간접사실을 종합해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항소심은 직접증거인 명씨 진술에 의문이 있다는 이유로 증명력을 쉽게 배척했다는 주장이다.

특검팀은 “사건 범죄 특성과 증거 성격을 도외시한 채 유죄를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정황증거 증명력을 배척한 항소심의 잘못된 판단은 상고심에서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bel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