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
당내에선 올공 행보 두고 우려 목소리도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공개검증이 끝난 뒤에도 서울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을 잇달아 찾으며 부정선거 의혹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장 대표는 검증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는 강성 지지층에 치우친 행보가 중도층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 대표는 지난 28일 특검 공개검증을 참관한 뒤 29일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을 방문했다.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지난 28일 투표용지 공개검증을 진행한 이후에도 현장을 찾으며 의혹 해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장 대표는 전날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생중계를 요구했지만, 검증 과정은 생중계가 안 됐다”며 “그 많은 시민들은 어떤 일 일어났는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런 설명 없이 투표용지가 밖에 나간 것에 분노한다”며 “어떤 설명도 없이 이동한 특검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지난 28일 공개검증을 마친 뒤 이튿날 투표용지 247만장을 모두 반출했다. 투표용지가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이송된 지 146일 만이다. 이번 공개검증에서는 총 700여장의 투표용지에 대해 추가 검증 필요성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시민들에게 검증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참관인으로 무얼했는지, 밖으로 나간 투표용지를 어떻게 보관하고 있는지 설명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며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설명하고 잘못한 것이나 부족한 점이 있다면 양해를 구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다. 아직 이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도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을 찾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 대표는 “저는 그 분들이 있는 곳에 가서 저의 작은 힘을 보태고 있을 뿐”이라면서 “몇 명이 남아 싸우시든 단 한 분이라도 남아서 싸울 때까지 그분들과 함께 싸우며 저의 작은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장 대표의 행보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이 그동안 대여 공세와 지지층 결집의 동력이 됐지만, 공개검증까지 이뤄진 만큼 이제는 당 대표로서 중도층을 겨냥한 외연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장 대표가 공개검증 현장을 지키느라 공식 일정을 조정한 점도 이러한 우려와 맞물린다. 장 대표 측은 지난 29일 오전 예정됐던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당초 장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추모식에 참석할 계획이었지만, 전날부터 올림픽공원 공개검증 현장을 밤새 지킨 뒤 일정을 조정했다.
당내에서는 특검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부정선거 의혹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의혹 규명을 요구하는 것과 부정선거를 기정사실화하는 정치적 메시지는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제는 부정선거론과 거리를 두고 특검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강성 지지층에만 맞춘 정치로는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만큼 중도층을 공략할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장 대표는 전날 ‘부정선거론에 불을 지펴 당권을 유지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내 소중한 한 표를 지키겠다는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는 제게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용하려 한다고 폄훼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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