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빌린 돈, 연 4000%대 이자에 가족·지인 유포 협박까지
내년 4월까지 전국 단속…신고 포상금 최대 1억2500만원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다리 부상으로 일을 쉬게 된 30대 건설 일용직 노동자 H씨는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오픈채팅방에서 불법사금융업자에게 처음 20만원을 빌렸다. 상환과 재대출이 반복되면서 3개월간 빌린 돈은 1450만원으로 불었고, 이미 갚은 돈은 2800만원에 달했다. 적용된 연 환산 이자율은 업체별로 4149%, 3678%였다. 갚지 못하자 업자들은 대출 때 받은 H씨의 사진과 가족·지인 연락처를 이용해 피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공개한 불법사금융 피해 사례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6개월간 불법사금융 전국 특별단속을 벌인다고 1일 밝혔다. 연말까지는 특별자수·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범인 검거 등에 기여한 신고자와 제보자에게는 최대 1억2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불법 대부업 영업과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넘는 이자 수취, 불법 채권추심이 주요 단속 대상이다. 상품권과 가상자산을 이용한 신종·변종 대출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상품권을 이용한 대출은 겉으로는 매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금리 대출인 경우가 있다. 경찰은 부산에서 상품권 예약판매를 가장해 35만원을 빌려주고 열흘 뒤 모바일 상품권 50만원어치를 받은 업자를 검거했다. 피해자는 300여명, 대출 규모는 약 2억8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연 이자율로 환산하면 1564.3%에 이른다.
불법사금융 피해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9월 발생 건수는 440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다. 검거 건수도 2438건으로 전년 동기(2373건)보다 증가했다.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진행한 특별단속에서는 1284건을 적발해 1553명을 검거했고, 이 가운데 51명을 구속했다. 검거 건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5% 늘었다.
경찰은 시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와 광역범죄수사대 등에 전담팀을 꾸려 조직적 범행과 신종 수법을 집중 수사한다. 올해 7월 전국 105개 경찰관서에 지정한 전담수사관 159명을 중심으로 피해자 보호도 강화할 계획이다.
피해자가 불법추심에 시달리다 통장이나 유심을 빌려주는 등 범죄에 가담한 경우에도 신고를 주저하지 않도록 처분 감면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 가담 경위와 경제적 상황, 범행 정도 등을 고려해 경미범죄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훈방하거나 즉결심판에서 감면받도록 할 방침이다. 연말까지 자수한 범죄 가담자도 관계기관과 협의해 처벌을 감경하거나 면제받을 수 있도록 조치한다.
자수·신고·제보는 112나 전국 경찰관서에서 할 수 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불법사금융의 범죄 생태계를 뿌리 뽑고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박탈하겠다”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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