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연·포스텍, 고압설비 없이 톱밥으로 바이오플라스틱 원료 생산
- 순도 99% 이상·기존 대비 생산수율 향상, 화석자원 사용 47.9%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버려지는 목재 톱밥을 친환경 페트병과 섬유의 원료로 바꾸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고압설비 없이 대기압에서 생산하면서도 순도 99% 이상의 바이오플라스틱 원료를 확보했다. 기존 식용 당 기반 제조공정과 비교해 탄소배출량도 6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황동원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포스텍 한지훈 교수팀과 공동으로 목재 톱밥 등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고부가가치 플라스틱 원료인 ‘2,5-푸란디카복실산(FDCA)’으로 전환하는 공정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FDCA는 석유에서 얻는 테레프탈산을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 기반 화학원료다. FDCA로 만든 폴리에틸렌푸라노에이트(PEF)는 기존 페트병에 사용되는 PET를 대체할 수 있어 식품·음료 포장재와 의류용 섬유, 생활용품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현재 FDCA는 주로 옥수수에서 얻은 과당이나 설탕을 원료로 생산한다. 하지만 식용자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식량자원과의 경쟁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폐목재나 농업부산물 등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활용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생산 효율이다. 목재의 주성분인 셀룰로오스는 구조가 단단해 분해하기 어렵고,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중간물질도 쉽게 변질된다. 일부 기존 공정에서는 고농도 염산과 염소계 용매, 고압 밀폐설비까지 필요해 상용화에 걸림돌이 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셀룰로오스를 BMF와 AMF라는 중간물질을 거쳐 FDCA로 전환하는 3단계 연계 공정을 개발했다.
핵심은 고압 반응을 없애고 중간물질의 분리·정제 과정을 최소화한 것이다.
첫 단계에서는 황산과 브로마이드염을 활용해 대기압에서도 셀룰로오스를 BMF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서로 섞이지 않는 두 액체를 이용해 생성된 중간물질을 신속하게 분리함으로써 불필요한 부산물 생성을 억제했다.
그 결과 BMF 수율은 최대 82%를 기록했다. 생산성은 기존에 보고된 유사 공정보다 3배 이상 높았으며, 10L 반응기에서도 73~79%의 수율을 확보했다. 할로겐계 물질 사용량은 기존 염산 기반 공정보다 30배 이상 줄였다.
이어 상온인 25도에서 BMF를 AMF로 전환하는 공정을 구현했다. 1L 반응기에서 한 차례 통과만으로 95% 이상의 수율을 달성했으며, 촉매 역할을 하는 이온교환수지를 재생해 15차례 반복 운전한 뒤에도 97%의 수율을 유지했다.
마지막으로 AMF를 별도 정제하지 않고 산화해 순도 99% 이상의 FDCA를 생산했다.
전체 공정의 FDCA 수율은 셀룰로오스 기준 최대 56.8%, 톱밥 기준 45.5%의 질량 수율을 기록했다. 셀룰로오스 기준으로는 2022년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연구진이 보고한 32.7%보다 높은 수준이다.
환경적 효과도 확인됐다.
공정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전과정평가를 수행한 결과, FDCA 1㎏ 생산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환산 기준 2.77㎏으로 분석됐다. 기존 식용 당 기반 비교공정의 6.91㎏보다 약 60% 적다. 화석자원 사용량 역시 47.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환경적 효과는 실제 대규모 생산시설에서 측정한 결과가 아닌 공정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분석이다.
연구팀은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연계해 연간 1000톤 이상 생산을 목표로 하는 실증설비 구축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대규모 연속운전과 경제성 검증을 거쳐 2030년 이후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동원 화학연 책임연구원은 “식용자원 대신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플라스틱 원료 제조 단계별 공정 효율화를 달성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11월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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