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6개사·코스닥 55개사

거래소 “공개된 기업 대상 컨설팅 지원”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임세준 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한국거래소가 국내 증시에서 지난 3년간 업종별로 PBR(주가순자산비율) 하위권에 머물렀던 151개 기업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BPS)으로 나눈 비율로, 1배 미만이라는 의미는 기업의 시가총액이 청산 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의미다. 자산 대비 시장 평가가 과도하게 낮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1일 한국거래소는 이날 코스피 96개사와 코스닥 55개사 등 총 151개 저PBR 기업 명단을 발표했다. 기업의 PBR을 단순 평균 내보면 약 0.25배로, 국내 증시 상장사의 평균 PBR(약 1.8배)에 비해 크게 낮다.

이른바 ‘네이밍 앤드 셰이밍’(naming and shaming·이름을 공개하고 망신을 준다는 의미) 방식을 통해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저(低)PBR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해 기업가치 제고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6반기 연속 또는 7반기 중 6반기 PBR이 GICS 산업분류 기준 업종별로 코스피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인 경우 저PBR 기업으로 공개 대상이 된다. 저PBR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은 코스피 115개사와 코스닥 70개사 등 185개사에 이르지만 지난달 22일까지 PBR 개선 등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한 기업 34개사는 공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들 기업 명단은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 카인드(KIND) 내 ‘밸류업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증권사 트레이딩시스템에서도 해당 종목엔 ‘저PBR’ 태그가 붙게 된다. 공개 기간은 오는 2일부터 다음 공표일인 내년 5월 4일까지다. 거래소는 저PBR 기업 명단을 매년 5월과 11월 공개한다.

코스피 공개 명단을 먼저 보면 시가총액 1조원을 넘는 기업도 상당수 포함됐다. 업종별로 보면 기업 수가 많은 소재 섹터에서 23개가 공개됐고, 그다음으로 산업재의 22개와 자유소비재의 18개가 공개됐다. 필수소비재의 12개도 명단에 포함됐다.

PBR 평균을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 섹터가 0.11배로 가장 낮았다. 유틸리티(0.25배)와 자유소비재·소재(각 0.27배), 에너지(0.28배)는 0.3배를 밑돌았으며, 정보기술(0.63배)와 헬스케어(0.51배)는 0.5배를 웃돌았다.

코스닥에서는 시총 1000억원을 넘는 상장사들도 명단에 올랐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 섹터에서 17개, 산업재와 헬스케어에서 각 10개씩 공개됐다.

업종별 PBR 평균은 부동산과 에너지(0.17배)가 가장 낮았고, 자유소비재(0.25배)와 소재(0.28배)를 제외하고는 산업재·필수소비재·금융·커뮤니케이션(각 0.31배) 등이 0.3배를 웃돌았다. 헬스케어는 0.51배로 가장 높았다.

거래소는 이번에 공개된 기업 모두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1:1 맞춤형 PBR 개선 컨설팅을 지원, 저PBR 원인 분석부터 목표 설정과 계획 수립 등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측은 “일부 기업은 PBR 개선계획을 제출하면 공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었음에도 저PBR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거나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개선계획을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별 저PBR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자본효율성 제고와 주주환원 확대, 지배구조 개선 등 기업 특성에 맞는 개선방안과 국내외 우수사례를 제시하는 한편, 구체적인 목표 설정과 실행계획 수립까지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저PBR 기업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주관여 활동도 독려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저PBR 기업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주주 관여를 촉진하는 내용의 스튜어드십코드 가이드라인 개정과 모범사례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제정 이후 10년 만에 전면 개정된다. 3년마다 코드 개정 필요성과 이행수준을 점검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투자대상회사의 이사회가 주주충실 의무를 시행했는지까지 점검하도록 했다.

잇따른 제도 변경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주주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025년부터 올해까지 총 3차례 상법이 개정되면서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임 등이 도입됐다. 소액주주가 지지하는 후보가 이사회에 진입하고, 소액주주가 찬성하는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거래소 측은 “기관투자자도 수탁자 책임 관점에서 기업의 가치 제고를 위한 관여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며 “실제 경영진과의 대화, 개선 요구, 의결권 행사 등 실질적인 관여가 이뤄졌는지를 향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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