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틀 이행안’을 놓고 카타르 중재 협의가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종 타결 여부는 미국의 답변에 달려 있다며 협상 타결을 단정하지 않았다.
1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보도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이란 외교 대표단의 카타르 방문 성과와 협상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번 대표단의 카타르 방문이 외무부 차관급에서 이뤄졌으며, 최근 몇 주간 테헤란에서 이어진 카타르와의 중재 협의를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문 기간 중 미국 측과의 직접 협상 계획은 애초에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협상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틀 이행안’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이란이 당초 제시한 ‘7일 신뢰 구축안’의 이행 기간을 카타르 측 요청에 따라 2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에 따르면 첫째 날 미국이 제재 완화 등 관련 조치를 이행하면, 둘째 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방식이다.
이란이 요구하는 조건은 ▷최근 부과된 미국 제재의 철회 ▷이란산 원유 수출 허가·면제 복원 ▷중동 내 미군 병력 축소 ▷이란과 오만이 지정한 호르무즈 해협 항로 존중 등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카타르·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이 이 조건들을 놓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확정적인 결론에는 도달하지 못했으며, 최종 결과 도출 여부는 상대방(미국)이 우리의 질문에 어떤 대답을 내놓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면서도 군사적 대응 태세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군이 이전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전력을 강화했다”며 “미국의 추가 공격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역시 협상과 군사적 압박을 병행하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재개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외교적 해결을 선호하며 직접 또는 중재국을 통한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날 이란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란의 주요 지하 핵시설인 이른바 ‘곡괭이산’ 등을 추가 공격 대상으로 거론하면서 군사적 압박을 이어갔다.
앞서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공격 방안을 직접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란 측에 서한을 전달하는 등 외교적 접촉도 동시에 이뤄졌다.
협상 진전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핵심 쟁점은 남아 있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와 원유 제재 완화, 동결자금 반환 등을 먼저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와 핵무기 개발 방지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카타르가 제시한 새로운 평화안에는 미국의 일부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이란이 핵시설 사찰을 허용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은 해당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카타르의 중재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종전 협상의 돌파구로 이어질지, 양측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질지는 미국의 대응과 향후 협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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