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선박 건조량 2배 확대

연간 1800만 총톤 목표

일본 조선업 인력 10년 새 15% 감소

코트라, 고베서 8200만달러 수출상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지난달 27~28일 일본 고베에서 개최한 ‘2026 한-일 조선해양기자재 기술교류회’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 관계자들이 조선기자재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지난달 27~28일 일본 고베에서 개최한 ‘2026 한-일 조선해양기자재 기술교류회’에서 한국과 일본 기업 관계자들이 조선기자재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일본이 조선업 재건을 위해 8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면서 국내 조선기자재 기업들의 일본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이 선박 건조량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한 가운데, 인력 부족과 기자재 공급망 약화로 한국 기업과의 협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일본 고베에서 열린 ‘2026 한-일 조선해양기자재 기술교류회’에 국내 조선기자재 기업 40여 개사가 참가했다. 일본 조선소와 선주사, 발전설비 기업 관계자 55명도 참석해 총 167건, 8200만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현장에서는 양해각서(MOU)도 1건 체결됐다.

이번 행사는 일본의 조선업 투자 확대를 계기로 국내 기자재 기업들의 현지 공급망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코트라가 부산조선기자재공업협동조합, 경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과 공동으로 추진했다.

일본은 2035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1조엔(약 8조4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선박 건조량을 현재 약 900만 총톤(GT)에서 1800만 총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2019년 이후 중단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재개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조선업을 17대 중점 투자 분야에 포함하고, 노후 생산시설 교체와 자동화 설비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조선업 재생기금’을 활용해 도크 확장과 크레인 도입, 생산 자동화 등을 포함한 8개 투자계획을 승인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약 9000억엔(약 7조5000억원)으로, 정부 지원 한도는 약 3110억엔에 달한다.

다만 생산능력 확대를 뒷받침할 인력과 기자재 확보는 과제로 꼽힌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현지 조선업 종사자는 2016년 9만1000명에서 지난해 7만7000명으로 약 15% 감소했다. 오랜 기간 조선업 규모가 축소되면서 일부 핵심 설비와 부품의 국내 공급 기반도 약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본 조선업계가 상대적으로 기술력과 납기 대응 능력을 갖춘 한국 기자재 업체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게 코트라의 설명이다.

한국에서도 조선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투자가 추진되고 있다. 정부와 조선업계는 지난달 12일 조선 제조공정의 인공지능(AI) 전환을 위해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1조4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형 조선소뿐 아니라 중소 조선사와 기자재 기업으로 자동화 기술을 확산한다는 구상이다.

코트라는 이번 일본 교류회에서 국내 기업들이 분야별로 공동 대응하도록 상담 방식을 구성했다. 협력 분야는 ▷친환경 추진·연료 시스템 ▷탄소중립·신재생에너지 ▷디지털 조선·스마트선박 ▷엔진·육상 발전설비 등 4개로 나눴다. 개별 기업의 기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조선소가 요구하는 설비와 시스템을 함께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행사 첫날에는 일본 조선업과 금융 분야 전문가들이 현지 시장 상황을 설명하고 양국 기업들이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튿날에는 국내 주축기업들의 기술 발표에 이어 일본 조선소·선주사 등과 분야별 상담이 진행됐다.

일본 바이어들은 LNG와 메탄올, 암모니아 등 대체연료 공급시스템에 관심을 보였다. 선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하는 선상 탄소포집(OCCS) 기술과 자율운항·선박 모니터링 시스템도 주요 상담 대상이었다. 선박 엔진 주변기기와 데이터센터용 발전설비에 대한 문의도 이어졌다.

코트라는 이번 상담에서 발굴한 협력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11~12월 서일본 지역 조선소를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온라인 후속 상담과 기업별 지원도 병행해 실제 공급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김관묵 코트라 부사장 겸 경제안보통상협력본부장은 “일본이 민관 협업으로 반도체, 조선 등 제조업 부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K-소부장 기업과 협력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일본 기업들의 구체적인 협력 수요를 파악해 K-소부장 기업이 새로운 공급망 진입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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