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송하준 기자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송하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지윤·송하준 기자] 주식 매도 후 대금을 받는 기간을 ‘T+2’일에서 ‘T+1일로’ 앞당기는 결제주기 단축이 오는 2028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유럽 등에 보조를 맞춰 ‘2027년 10월’ 도입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외국인 투자자들 우려가 잇따르자 충분한 준비기간을 부여하는 쪽으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 등 증권유관기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초안)’을 발표했다.

1972년 T+2일 결제제도 도입 이후 50여 년 만에 추진되는 이번 개편안은 내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을 마치고, 6개월 이상의 시장 전체 통합 테스트를 거쳐 2028년 중 최종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박상욱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본부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유관기관과 주요 증권사 워킹그룹 논의, 외국인 투자자 설문, 해외 사례 등을 종합해 목표 시점을 제시했다”며 “600개가 넘는 금융기관의 준비 역량이 제각각이라 현재로서는 시행 시점을 확정하기 어렵지만, 업계에 가시적인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어 설정한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로드맵에서 전환 목표 시점이 2028년으로 설정된 가장 결정적인 배경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38.9%(2026년 상반기 기준)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다. 증권유관기관이 글로벌 시장참가자 3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사의 33.3%는 “준비 부족 상태에서 T+1로 전환할 경우 한국 시장 투자 비중을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또 설문 참여 기관의 53.2%가 최소 18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을 요구했고, 84.4%는 ‘2028년 하반기 이후’ 도입을 희망했다.

다만 박 본부장은 준비 부족을 경고한 해외 기관들의 구체적인 국가별 투자 규모나 세부 현황에 대해 “기존 설문은 국가별 투자 규모나 세부 현황까지 파악하기 위한 조사는 아니었다”며 “향후 공청회와 추가 설문 등을 통해 필요한 사항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속도전을 경계하는 이유는 시차와 다단계 결제 구조에 있다. 한국 주식시장이 마감(오후 8시, 애프터마켓 포함)할 때 미국 뉴욕은 출근 전 시간대여서, 결제주기가 T+1로 줄어들면 시차로 인해 실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가용시간이 급격히 줄어든다.

특히 여러 해외·국내 보관은행을 거쳐 10단계 이상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 외국인 특성상 한국 시장만을 위한 야간데스크 설치 등 노무 부담이 커지고, 원화 환전 수요가 몰리면서 유동성 부족에 따른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아시아 주요 시장인 홍콩이 최근 T+1 전환 목표 시점을 당초 2027년 하반기에서 2028년 하반기로 연기한 점도 일정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박 본부장은 아시아 국가 간 공동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럽은 시장 간 연계성이 높거나 경제공동체가 형성돼 있어 공동 대응이 용이하지만, 아시아는 국가별 법제도와 시장 구조가 달라 이해관계를 조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업계의 물리적 준비 시간도 고려됐다. 한국의 결제 실패율이 0% 수준으로 미국(2~3%)이나 유럽(7.14%)보다 압도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결제 안정성을 유지하려면 치밀한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반영됐다.

시스템 구축 비용과 관련해서는 “기관별 전산 역량과 야간근무 인건비 등이 달라 전체 비용을 일괄 추산하긴 어렵고, 개발 요건이 구체화되는 내년 중·하반기쯤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각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준비해야 할 사안으로 별도의 공동 비용 분담 구조는 마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결제주기가 T+1로 단축되면 일반 투자자들의 거래 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긴다. 주식을 사고파는 주문 방식은 그대로지만, 돈과 주식이 실제로 오가는 날이 하루 빨라지기 때문이다. 우선 주식 매도자는 매도대금을 거래 다음 날(T+1) 바로 받아 하루 일찍 자금을 인출해 활용할 수 있다. 반면 매수자는 매수대금을 하루 빨리 내야 하며, 대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반대매매 시점도 하루 앞당겨진다. 주식을 매수해 배당이나 증자 등 권리를 인정받기 위한 마지막 매수 기한은 기준일 2일 전에서 기준일 직전일로 변경된다.

2028년 전환 전이라도 개인투자자들이 매도대금 조기 수령 효과를 먼저 누릴 수 있도록 ‘중·저금리 매도대금담보대출’이 선제 출시된다. 한국증권금융이 증권사에 예탁금 운용이율 수준으로 자금을 지원해, 기존 연 7.5~10%(6월 말 기준)에 달하던 대출 금리를 5% 중·후반대로 낮추는 방식이다. 해당 상품은 2일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오는 20일 키움증권 등 희망 증권사부터 순차 출시된다.

아울러 박 본부장은 “600개가 넘는 금융기관이 연결된 지급결제 시스템인 만큼, 모든 기관이 개발을 완료하더라도 실제 가동에 문제가 없는지를 통합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미국도 통합 테스트를 여러 차례 반복했으며 국내에서도 6개월 이상 통합 테스트를 실시해 최종 시행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주식 팔고 돈 받는 날 빨라지나…‘결제주기 단축’ 기대와 우려는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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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매매 후 대금 결제가 이뤄지는 기간을 현행 2거래일(T+2)에서 1거래일(T+1)로 앞당기는 ‘결제주기 단축’ 시계가 빨라지고 있으며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20343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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