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운전기사 긴급체포 후 사고 경위 조사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13일 밤 울산 경부고속도로에서 관광버스 화재로 탑승자 절반인 승객 10명이 숨진 참사와 관련해 경찰은 버스 운전기사 이모(49)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치사상)로 긴급체포했다. 이씨는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오른쪽 앞 타이어가 터졌다고 진술했는데 해당 버스는 올 2월 출고된 새 차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의 구체적인 혐의를 추가 확인하는 대로 구속영장도 신청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10시 11분께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경부고속도로 언양분기점에서 경주 IC 방향 1㎞ 지점에서 이씨가 몰던 관광버스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탑승자 20명 가운데 10명이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고, 나머지 10명은 창문을 깨고 탈출했지만 7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울산 태화관광 소속의 이 버스는 운전기사 이씨, 여행 가이드 이모(43)씨, 승객 20명 등 모두 22명을 태우고 대구공항에서 출발해 울산으로 가던 길이었다.
승객 가운데 14명은 한화케미칼 퇴직자 및 재직자 부부들이며 중국으로 여행갔다가 돌아오다 참변을 당했다. 이들은 1979년 입사 동기로 2011~2012년 은퇴 후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한 부부는 대구에서 먼저 내려 화를 면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버스 조수석 쪽 타이어가 갑자기 파열되면서 차체가 오른쪽으로 쏠리는 바람에 콘크리트 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200여m를 달린 탓에 마찰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운전자 이씨는 졸음운전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관광버스를 뒤따르다가 사고를 보고 119에 신고한 고속버스 기사 정모(46)씨는 “불이 난 관광버스는 차선 분리대를 100m 이상 긁으며 달린 것 같았다. 버스에서 승객 몇 명이 울면서 빠져나온 후 ‘펑’, ‘펑’ 소리가 나면서 순식간에 버스가 불길에 휩싸였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소방대원들은 거센 불길을 잡으려 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소방대원들은 화재발생 50여분 만인 오후 11시 1분 버스에 난 불을 진압했지만 인명피해가 컸다.
사고 버스는 올해 2월 출고된 새 차로 6만5000㎞가량 운행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새 차지만 타이어 마모 등 버스 결함 등에 대해서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경찰은 또 사망자의 시신 훼손이 심해 직계가족 중심의 유족 DNA를 채취한 후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유족과 시신 DNA를 대조하면 최소 5일 이내 가족인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울산 좋은삼정병원에서 치료 중인 사고 생존자는 “사고 직후 차 안에는 비명과 함께 ‘비상망치가 어디 있느냐’는 외침으로 가득 찼다”며 “창문을 깨고 나왔는데, 버스 안에 연기가 가득 차 비상용 망치를 찾기 어려웠다. 그나마 버스 앞부분에 탄 승객은 창문 등을 깨고 탈출했는데,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숨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승객은 운전자 이씨가 진술한 타이어 펑크에 대해선 “타이어가 펑크났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밝혔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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