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평점 5점만점에 3.12점 '무난한 수준' - 후속 타이틀 퀄리티에 '성패' 갈릴 듯
세계적인 게임 배급사의 역량은 확실히 달랐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가 개발 및 공급하는 가상현실 헤드셋(VR HMD) 플레이스테이션VR(이하 PSVR)이 지난 10월 13일 정식 출시됐다. 발매 당일 북미와 일본, 유럽시장을 석권했고 관련 타이틀이 세계적인 유명 게임 쇼핑몰들을 장악하는 등 '차세대 기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첫 발'을 성공적으로 내딛은 셈. 그러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기만 하다. 그렇다면 PSVR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국내 VR전문가에게 PSVR에 대한 평가와 추후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지난 10월 13일 정식 출시된 PSVR은 불과 출시 하루만에 미국 베스트바이, 아마존 등을 전자상거래 시장을 휩쓸었다. 게임스탑 측은 PSVR '사전 판매'가 단 5분만에 매진됐으며 이는 게임스탑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이라고 밝혔다.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뜨거운 반응은 이어 진다. 일본을 대표하는 쇼핑몰 라쿠텐에서는 출시 전날 이미 VR 전용게임이 전체 게임 세일즈 분야 5위를 차지했다. 세계적인 명작으로 손꼽히는 '배틀필드' 판매량을 초월한 기록이다. 특히 PSVR 착용시 땀을 막아주는 종이 프로텍터가 게임 베스트셀러 10위에 올랐다. 1,300엔남짓한 가격으로 트리플A급 타이틀들을 꺾었다는 점에서 본체 판매 수량이 적지 않았음을 예감케 한다.
전자상거래 시장은 '타이틀 충실도'가 성공 불러 국내 VR전문가들은 PSVR과 함께 출시된 타이틀이 성공의 원인이라고 관측했다. 소위 '오타쿠'와 같은 강력한 지지기반을 보유한 게임들이 대거 출시되면서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돌 마스터즈'나 '하츠네 미쿠'와 같은 캐릭터들을 활용한 타이틀이 발매되면서 '화력'이 집중됐고 이것이 초반 세일즈에 불을 붙였다는 평가다. 분야 설문에 답한 전문가 32명은 타이틀 분야에 평점 5점 만점에 3.2점을 매겼다. 설문조사에 응한 인사들 중 40%가 4점을 선택하면서 전체 타이들은 훌륭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직 'VR의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한 게임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엔플로이드 엄익진 대표는 '플레이타임'을 지적했다. 현재 출시된 게임들의 플레이타임이 평균 3~4시간 길어야 10시간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채우기에는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이하 SIEK)측은 추후 킬러타이틀이 지속적으로 발매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총 230개 회사가 타이틀 개발을 표명했고 현재 160개 이상 타이틀들이 개발중"이라며 "현재 DICE와 루카스필름측이 '스타워즈 배틀 프론트'를 완전히 새롭게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임 개발 체험에 착수하는 등 대작라인업들이 대거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엔터테인먼트' 기기에 초점 오히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기기가 더 잘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AIX랩 이상수 대표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서 PSVR을 평가하며 영상 콘텐츠들이 라인업 부진을 메꿀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게임을 즐기다가 지치면 영상과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후속 게임들이 나올 때 까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PSVR의 이번 라인업에는 영상 어플리케이션들과 함께 전용 애니메이션이 발매돼 유저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영상 분야는 약 2년전부터 관련 콘텐츠를 쌓아오면서 수만개 콘텐츠를 쌓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소니가 소수 영상촬영 기업들과 계약을 한 관계로 다양성은 부족하다는 의견도 공존하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대처가 관심사에 오를 전망이다.
'평이한 기기' 가격이 단점 유저들 시각에서 흥행을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에서 PSVR은 '평이한 기기'라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해상도, 시야각, 주변기기 성능 등 기존 발매 기기보다 비슷하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수준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평가에 응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관련 질문에서 평점 3점을 선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기존 기기에 대비해 해상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현상이 발견된다"라며 "가까이 있는 물체는 완벽하게 구현하나 멀리 있는 물체에 대한 해상도는 낙제점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분야 전문가들의 가장 큰 불만은 '가격 정책'에 있다. 전체 설문 응답자 중 49.4%가 가격 정책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익명의 전문가는 "내부 부품들을 봤을 때 제작 단가 대비 프리미엄이 너무 높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플레이스테이션4 하드웨어 판매로 인한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보면 30만원대에서 출시가격을 봤어야(선정했어야) 할 것"이라고 코멘트했다. 엔버스 최수영 대표는 "할인 프로모션 등을 통해 콘솔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해야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IEK측은 관련 프로모션에 대해 "PS카메라나 PS무브를 이용한 패키지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SIEK '유연한 대처' 약속 설문에 응한 개발자 중 74.2%가 PSVR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는 잃지 않았다.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기기라는 분석이다. 전체 응답자중 61.3%는 오큘러스, HTC바이브와 함께 시장을 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으며, 12.9%는 돌풍을 일으키며 VR시장을 주도하는 기기가 될 것이라 평가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SIEK에게 게임 체인져 다운 면모를 요구한다. 특히 '개발자'들에 대한 대우를 지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개발자는 "이 분야에서 꽤 유명한 타이틀들을 개발한 전력이 있더라도 반드시 법인을 설립해야 하고 개발자킷을 구매해야 하는 등 실제 개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개발자킷 대여 시스템 등과 같이 개발자들에게 편의를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Xbox가 출시한 '키넥트'의 경우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크리스마스의 지배자로 떠올랐지만 후속 타이틀 불발로 사실상 '사장'됐다. 같은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더 폭 넓은 지원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면모'를 보여 달라는 요구다. SIEK는 "'메이드 인 코리아'콘텐츠 확대를 위해 한국 개발사 및 퍼블리셔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절실히 공감하고 있다"며 "전략적으로 개발킷 무상 임대 기회를 확대하고 있으며 온오프라인을 통해 개발 지원 및 비즈니스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SIEK는 "컨텍 포인트를 찾기가 어렵다면 언제든 SIEK 퍼블리셔&개발자 서포트팀에게 연락(SeongOk.Jeon@sony.com)해 달라"며 "어려운 점에 대해 알려주시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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