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정국이 개헌 블랙홀에 빠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개헌을 언급하면서 각종 경제현안도 청와대를 둘러싼 의혹도 뒤덮을 개헌카드다. 정부로선 ‘최순실 게이트’ 등 각종 의혹에 반전을 꾀할 카드이고 여당은 개헌을 둘러싼 계파별 이해관계가 수면 위에 떠오를 기세다. 야권은 개헌을 앞세운 제3지대론이 야권 대권 지형을 뒤흔들 수 있다. 개헌 카드의 급격한 파장이다.
박 대통령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개헌 카드를 꺼내면서 정국은 급격하게 개헌 논의에 들어가게 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고심 끝에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개헌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 단임제의 한계 등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 개헌론의 윤곽도 드러냈다. 또 국회 내 논의되고 있는 개헌 모임 등을 언급하며 개헌론에 힘을 실었다.
박 대통령까지 개헌을 꺼내면서 꾸준히 제기됐던 개헌론은 이제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지금까지 개헌을 주장하는 개헌론자들 역시 수차례 “대통령이 개헌을 이끌어야 한다”고 박 대통령이 나설 것을 주문해왔다. 정치권 차원에서만 개헌을 논의하면 실질적인 진전이 어렵다는 의미에서다. 반면, 개헌론이 불거질 때마다 청와대는 “개헌은 블랙홀”이란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에 청와대가 입장을 전환한 건 그만큼 개헌론에 대한 여론 지지가 강하고, 또 최근 지지율 하락 등의 국면을 전환할 카드로도 개헌이 불가피하다고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개헌론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20대 국회 초반부터 꺼낸 이후 지속적으로 물밑 논의가 이어졌고, 최근에는 손학규 전 고문이 정계 복귀와 함께 “제7공화국을 열겠다”며 개헌론을 꺼내 재차 개헌론이 탄력받기도 했다.
현재 개헌론자로 불리는 이들은 여야 곳곳에 포진돼 있다. 여권에선 김무성 전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이재오 전 의원 등이 대표적이고 야권에선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손학규 전 고문 등이 대표적인 개헌론자로 꼽힌다.
여권에선 개헌이 차기 정부 집권 구상과 맞물리면서 계파별 잠룡의 이해관계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기세다. 박 대통령이 개헌을 꺼내면서 비박계 잠룡들이 이에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야권에선 손 전 고문을 비롯, 제3지대론이 개헌과 결합하면서 야권 대권 지형을 뒤흔들 수 있다. 개헌에 대한 야권 잠룡의 입장 차에 따라 야권 대선 주도권 경쟁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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