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파티’ 검색하면 곳곳에 선정적 이미지 앞세운 홍보물
일탈을 부추긴다는 우려 vs 젊은 세대 나름의 자기표현 반론도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10월 31일 핼러윈데이가 일부 젊은이들 사이에서 무분별한 파티 등 쾌락을 일삼는 날로 인식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외국에선 어린아이들이 유령 분장을 하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행사인 데 반해 국내에선 선정적인 의상을 앞세운 일탈의 시간이 된다는 것이다.
28일 대형 포털사이트에 ‘핼러윈 클럽파티’ 등을 검색하면 상업성 짙은 홍보성 글에 자극적인 사진들을 붙인 사이트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있었던 각종 클럽파티 사진 혹은 동영상을 같이 올리며 ‘불금’, ‘19금파티’를 즐기라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핼러윈이 너무 변질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직장인 손모(28ㆍ여) 씨는 “외국에서는 코스튬 자체가 목적이라 창의성있는 기발한 복장을 하고 오는데, 한국에선 코스튬은 수단일 뿐이다. 다들 야하게만 하고 오려고 한다”며 “목적이 아예 다른 것 같다”고 꼬집었다
대학생 김모(25) 씨는 “언제부터 핼러윈데이를 챙기는 문화가 생겼는지 모르지만, 외국처럼 어렸을 땐 집집마다 다니면서 사탕, 초콜릿 받는 것은 하지도 않았으면서 파티나 하자는 게 조금 웃기긴 하다”고 말했다.
일탈로 변질됐다는 의견에 대한 반박도 있다. 직장인 이모 (26ㆍ여) 씨는 “전통 명절이 있다고는 해도 젊은이들이 맘껏 즐길 수 있는 개념은 아니지 않느냐”며 “어른들 눈에는 코스튬이 기괴해보일 수 있어도 젊은 세대들은 나름의 자기 표현으로 즐기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국에 대한 비판을 핼러윈 파티를 통해 하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직장인 문모(27ㆍ여) 씨는 최근 파문이 일고 있는 최순실 스캔들을 빗대 “이 나라는 신정 국가이니까 친구들끼리 무당 코스프레를 하고 이태원에 가서 파티를 할까 생각한다”며 “일본에서는 핼러윈을 축제마냥 즐기는데 가끔씩 정치인 패러디를 한 사람들도 많았다. 예컨대, 안보법이 통과됐을 때 내 친구는 아베 마스크를 쓰고 롯본기를 돌아다녔다”고 했다.
직장인 양모(30·여) 씨는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조직 문화에 젖어서 자기 표현에 인색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핼러윈 코스튬을 통해서 개인의 개성을 발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에는 최순실 사태로 정국이 시끄러운 만큼 그녀의 딸 정유라의 코스프레를 해볼까 한다. 이미 승마용 부츠와 호핑말도 다 구입해놨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선 경찰서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유흥가에 위치한 지구대 소속 현직 경찰관 박모(29) 씨는 “핼러윈이 끼어 있는 주말에는 각종 사건 사고가 벌어지고 이전 주말보다 출동도 늘어난다”며 “이번 핼러윈에는 큰 탈 없이 지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건전해야 할 기념일 놀이문화가 일탈을 부추기는 것으로 변질되면서 너무 상업화 되는 것은 문제다”고 지적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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