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도널드 트럼프냐, 힐러리 클린턴이냐. 한국시간으로는 9일 정오쯤 윤곽이 드러난다. 누가 되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방위비 분담금 증가 가능성 등 외교ㆍ안보 정책은 보수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정치권에서는 그나마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 쪽에 더 기대를 갖고 있다. 대북관계와 경제ㆍ외교정책의 예측가능성에서 트럼프보다는 클린턴 쪽이 우리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하야ㆍ탄핵 요구까지 직면한 박근혜 대통령이 안정적인 대미 관계를 끌고 갈 수 있느냐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5%까지 국정지지도가 떨어진 박 대통령이 한미 외교협상의 카운트파트너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는 우려다. 국정정상화를 실기(失期)한 청와대가 결국 내치에 이어 외치마저도 국정공백을 초래할 위기에 놓였다.

향후 정국에서 야당의 요구에 따라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서 2선 후퇴하고, 외치만 담당하게 되더라도 문제라는 분석이다. 미 차기 정부로서도 국민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박 대통령과 심도 있는 외교와 협상을 진행하기에 부담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을 대신해 국무총리가 할 수 있는 역할도 제한적이다.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국무총리가 못 가는 정상회의가 많고 향후 주요 국제 외교 무대에서 국무총리가 아무 역할이 없다. 큰 나라 대통령은 국무총리급을 상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무총리가 외치 위기를 수습하기엔 역부족이란 뜻이다.

특히나 이번 미 대선은 결과와 무관하게 한반도 경제ㆍ안보에 큰 영향을 끼치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전망이고 우리 경제에 걱정이 크다”고 했다. 또 “만약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북미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영우 새누리당 의원은 “트럼프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그가 내놓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파급력을 갖고 미국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일단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정세균 국회의장을 찾아 새로운 국무총리 후보 추천과 국회의 국정운영 협조를 부탁한 만큼,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결국 미국 차기 정부와의 관계도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협조 속에 거국내각이 됐든, 책임총리제가 됐든 조속하게 국회 중심으로 국정 운영을 정상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얘기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