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지난 3년간 포스코를 이끈 권오준<사진>회장이 이르면 오는 9일 회장직 연임 도전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내규상 연임 의사를 회사 측에 전달해야 하는 데드라인이 바짝 다가왔고, 마침 9일 정기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라 이 자리에선 그의 의중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끝난다. 포스코에 따르면 임기 종료를 앞둔 회장은 통상 3월 중순에 열리는 주주총회 3개월 전 연임 도전 여부를 이사회 의장에게 밝혀야 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반드시 9일 이사회에서 연임 여부를 밝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재계 안팎에선 9일 이사회가 연임 여부를 밝히는 자연스러운 자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권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곧바로 사내이사진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권 회장을 단일 후보로 한 자격심사를 진행한다. 만일 퇴임 의사를 밝히면 이사회는 회장 공모를 내고 ‘승계 카운슬’을 구성한다. 승계 카운슬은 회사 안팎에서 후보 1~4명을 추리고 이들에 대한 자격심사, 면접을 진행한다.

하지만 그동안 포스코 전임 회장 중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은 수장은 없었다. 만일 권 회장이 연임이 아닌 퇴임을 결정하면 포스코 역사상 첫 단임 회장이 된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권 회장의 연임 도전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연임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현재 검찰 수사가 걸려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동안 기류로 보면 연임 쪽에 무게가 실리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도 간접적으로 연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지난 8월 태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포스코의 구조조정은 현재까지 (목표치의)60% 이상 진전됐고, 앞으로 1년 후에 100% 마무리 될 것”이라며 “그동안 사업을 줄이는 방향이었는데, 내년 이후에는 사업을 키워나가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구조조정 작업 완료까진 1년 이상의 시간이 더 걸린다고 강조한 것을 두고 에둘러 권 회장의 연임 의지로 해석해왔다.

권 회장은 취임 이후 지난 정권에서 벌려놓은 적자 사업, 계열사를 정리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 3분기까지 총 98건의 계열사 및 자산 매각을 실천에 옮겼다. 남은 건 당초 목표로 한 149건 중 50여 건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조조정 같은 제 살을 깎는 희생이 필요한 작업에는 수장의 의지와 연속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누군가 총대를 메고 하지 않으면 이뤄내기 쉽지 않은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반면 외부에선 ‘최순실 게이트’ 관련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연임 의사를 밝히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치권에선 권 회장 인선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입김이 가해졌고 포스코 임원 인사안을 청와대에 사전 보고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8일 공식 해명자료를 배포, “임원 인사(3월11일)는 이미 권 회장 취임 전(3월14일)에 이뤄졌으며,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와 사전 사후 접촉한 바가 없다”며 “근거 없는 비방을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권 회장 본인도 자신의 떳떳함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재계 총수로는 처음으로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지만, 검찰 중간 결과 발표에서 그렇다할 혐의가 포착되지 않았다. 이에 권 회장은 지난달 열린 이사회 이후 이사들에게 자신의 결백을 적극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