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서 여당 간사였던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청문회 밉상’으로 등극했다. 이 의원은 그간 삼성 등 주요 증인채택 거부 의혹에 따른 야당 위원들의 거센 비난에도 꿋꿋이 버텨왔지만 ‘18원 후원금’ 쇄도에 결국 간사 직을 내려놓았다.

이 의원 측에 따르면, 국조특위를 시작하면서 후원금 계좌에 ‘18원 후원금’이 들어차기 시작했고 600여 건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1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이러한 사태에 대해 “(이 의원을) 귀찮게 하고 괴롭히려는 목적이 다분히 있지만, 우리는 이것 또한 본인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연말마다 정치인들은 ‘깨끗한 정치’를 강조하며 지지자들에게 정치후원금 기부를 호소한다. 그러나 올해는 촛불 집회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의 대형 이슈가 겹치면서 시민들의 후원금 기부 양상 또한 달라졌다. 이른바 ‘후원금 정치’로 국회의원을 압박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시민들의 ‘후원금 정치’로 냉가슴을 앓는 정치인은 이 의원만이 아니다. 과거 박 대통령 탄핵을 당론으로 반대했던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 또한 시민들의 분노 어린 ‘18원 후원금’ 폭증으로 심리적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소속 일부 의원들 또한 2일 탄핵안 표결을 반대한 직후 항의성 후원금 폭탄을 맞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초선 의원들은 또 다른 의미의 후원금 폭탄을 맞았다. 초선 의원의 한도인 1억 5000만원을 단숨에 모금하면서 ‘스타 정치인’의 면모를 과시했다. 친문으로 꼽히는 표창원, 김경수, 조응천, 김병기, 손혜원 의원은 탄핵 정국 속 호의적인 여론에 힘입어 후원금 계좌를 가득 채웠고 지지자들에게 동료 의원들의 후원금 모금을 독려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후원금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도 주요 정치 고비에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처음으로 후원금 기부에 참여했던 직장인 이 모씨(30)는 “촛불 집회에서 시민의 힘을 피부로 겪었고 정치권을 움직일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다”며 “앞으로 여러 정치인들의 행동을 보고 후원금 기부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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