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전국의 장기요양기관의 절반 가까이가 부실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섯 곳 가운데 한 곳은 휴업 혹은 미운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은 장기요양기관 정기평가(2014~2015년) 결과, 전국 523개 기관의 위법행위 1039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기평가는 보건복지부, 기초지자체,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노보)이 합동으로 장기요양기관 서비스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실시됐다. 장기요양기관은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도입 이후 8000여개에서 2015년 1만8000여개로 두 배 이상 급증했으며 연간 보험금도 같은 기간 4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재정비리와 시설 내 노인학대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국민의 신뢰는 낮은 형편이다.

장기요양기관 정기평가 결과 드러난 위법행위 사례. 홍보책자에는 물리치료실을 운영하는 것으로 소개됐으나 실제로는 창고로 운영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br />[사진 = 부패척결추진단]
장기요양기관 정기평가 결과 드러난 위법행위 사례. 홍보책자에는 물리치료실을 운영하는 것으로 소개됐으나 실제로는 창고로 운영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사진 = 부패척결추진단]
장기요양기관 정기평가 결과 드러난 위법행위 사례. 홍보책자에는 물리치료실을 운영하는 것으로 소개됐으나 실제로는 창고로 운영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사진 = 부패척결추진단] 장기요양기관 정기평가 결과 드러난 위법행위 사례. 홍보책자에는 물리치료실을 운영하는 것으로 소개됐으나 실제로는 창고로 운영돼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사진 = 부패척결추진단]

이번 점검에서 부당청구 의심 기관 681곳 가운데 523개 시설에서 모두 1039건의 위법행위가 적발됐다. 대부분 기관 종사자의 근무기록을 조작하는 등 재무회계 불투명을 악용한 부당청구(941건ㆍ158억원)로 나타났으며, 본임부담금 불법 감면(85건), 식품위생 불량(13건) 등도 적발됐다.

정부는 점검결과를 토대로 4곳은 지정취소, 175곳은 업무정지에 처하는 등 397개 시설에 대한 행정처분을 완료했다. 또 32개 시설에 대해서는 수사의뢰했다.

부패척결추진단은 “장기요양기관은 지정제이지만 사실상 신고제로, 설립이 용이한 반면 부실기관의 선제적인 퇴출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정기평가 결과 A~E까지 5단계로 나뉘어진 등급 가운데 최하위인 E등급(재평가 의무대상)과 바로 윗등급인 D등급(건보 방문지도 대상)을 받은 ‘부실우려’ 시설이 43.7%로 집계됐다. 또 휴업에 들어가거나 수급자가 없어 건보에 요양 급여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휴면 상태인 시설도 18.6%에 달했다.

한편 이번 점검을 통해 시설 내 노인학대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보가 적발한 주요 12개 시설의 올해 노인학대 사례를 보면, 요양보호사가 야간 근무를 하면서 종아리에 멍이 들 정도로 노인을 폭행하거나 방문을 밖에서 끈으로 묶어 놓고 시설을 비워 노인을 방치하기도 했다. 또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부패한 식재료를 보관한 경우도 13건 적발됐다.

하지만 시설의 주 감독기관인 자자체는 담당인력 및 전문성 부족으로, 형식적 감독에 그치고 있다고 부패척결추진단은 지적했다. 실제 노인학대 발생 시설에 대한 지자체의 행정처분은 고작 10.8%에 그쳤다. 또 입소시설 내 침실까지 CCTV를 설치한 비율은 27.6%에 불과해 예방체계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패척결추진단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장기요양기관 통합관리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장기요양기관의 재무회계 투명성 및 감독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또 노보에 노인학대 발생 시설에 대한 ‘노인학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자체의 사회보장 업무시스템인 ‘행복e음’과 연계해 업무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돼온 장기요양기관 난립을 막기 위해 지자체가 장기요양기관 지정시 요양급여 제공 능력을 고려하도록 의무화하는 동시에 휴면 기관 등을 직접 지정취소할 수 있도록 법 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