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대선 출사표를 던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촛불 정국에서 악화된 여론을 뒤집고 대선 주자 1위 자리를 재탈환했다. 국내 정치 및 박근혜 대통령과 선을 긋는 대신 ‘민심’을 강조하는 행보를 이어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반 총장은 이미 미국에서 대권 행보에 돌입했다. 21일(현지시각) 미국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묘소를 찾아다. 이 곳에서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중 명언으로 꼽히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언급하며 ‘국민’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앞서 대권 도전 의지를 피력했던 기자회견에서도 “국민 없는데 계파가 중요한가”라는 말로 정치권의 계파논리와 선을 그은 바 있다.
여권의 대선주자로 인식됐던 반 총장의 이같은 언행에 여론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을 향한 냉혹한 민심에 직격탄을 맞아 연일 내리막을 걸었던 지지율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성인남녀 15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반 총장의 지지율은 지난 조사 대비 2.6% 포인트 오른 23.1%로 집계됐다. 촛불 민심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등극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8주 만에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이다. 리얼미터 측은 지지율 상승세 요인에 대해 “TK(대구ㆍ경북)와 수도권, 충청권, 20ㆍ30대와 50대, 정의당과 국민의당 지지층, 진보층과 중도층에서 주로 결집했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야권과 여권 모두에서 들어오는 ‘문재인 때리기’의 여파로 소폭 하락했다. 개헌과 박 대통령 탄핵 기각 상황을 놓고 ‘혁명’을 언급하면서 정치권의 공세 급증하자, 1.5% 포인트 하락한 22.2%를 기록해 2위로 내려앉았다. 진보층 일부가 반 총장에게 빠저나가면서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율은 3% 포인트 떨어진 11.9%를 기록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편, 분당으로 보수진영 재편을 앞둔 새누리당은 3주 만에 20%대를 회복하며 반등세로 돌아섰다. 비박계 의원들의 집단 탈당을 앞둔 상황에서 3% 포인트 급등한 20.2%로 급등했다. 영남권과 수도권, 50대 이상, 보수층 등 지지층에서 결집했고, 특히 TK에서는 1주 만에 다시 민주당을 꺾고 1위로 올라섰다. 민주당 지지율은 2.7% 포인트 하락한 35%를 기록했지만 1위를 지켰고 국민의당 지지율은 2.3% 포인트 상승한 14.5%로 집계됐다.
22일 발표된 이번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10.6%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test1025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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