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코스닥 시장이 연말 랠리와 더불어 내년 ‘1월 효과’ 등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일장춘몽’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코스닥 랠리 언제까지?… 뛰어야 기관 손바닥 안= 23일 코스콤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탄핵정국’이 일단락된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5.35% 올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부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까지 모든 악재를 고스란히 받으며 600선 아래서 지지부진하던 코스닥은 지난 12일 600선을 탈환,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안착한 모습이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6.82% 수익률을 내며 8거래일간 오름세를 보였다.

이러한 코스닥의 재기에는 기관과 ‘큰 손’ 연기금의 입김이 셌다.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은 지난 9일부터 16일 6거래일 연속 1276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지난 8일부터 20일까지 9거래일 연속 923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6거래일 연속 총 2740억원을 팔았다. 기관과 연기금의 동반 매수세에 지수가 반등하자, 차익실현을 위한 개인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2016년 하반기 코스닥 하락의 주 요인도 기관의 수급에 있었다. 2016년 현재(~22일)까지 기관 투자자는 코스닥에서 4조4183억원을 순매도, 연기금은 4326억원을 팔았다. 같은 기간 개인은 홀로 5조7946조원을 순매수했다.

8거래일 연속 랠리를 후 코스닥이 다시 휘청인 것도 기관의 매도 공세에 있었다. 기관은 다시 19일부터 현재(~22일)까지 672억원을 팔고 있다. 연기금도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59억원을 매도하기 시작했다.

코스닥은 개인이 가장 큰 투자처로 자리잡고 있는 시장이지만, 기관의 수급에 따라 쉽게 ‘휘청’이는 맹점이 또 한 번 드러난 셈이다.

▶증권가는 “좋다”는데… 연말 랠리ㆍ‘1월 효과’? “없다” = 이러한 상황에서도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강보합권에 머무름에 따라 반대급부로 코스닥 시장의 수급이 기대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올해 코스닥 150을 복제하는 ETF 설정액이 7800억원을 넘어섰고, 국내 액티브주식중소형 펀드는 최근 1주일새 0.35% 오르며 액티브주식전체(-0.02%) 수익률을 웃도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의 투자비율 조정과 벤치마크 복제율 폐지로 인한 기관 수급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연말 랠리는 물론 내년 ‘1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내년도 코스닥 밴드를 650선까지 끌어올린 곳도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기관없는 코스닥은 안정적인 주가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펀더멘털을 보고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기관의 특성상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가수익비율(PER)이 높고 배당이 적은 코스닥은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관은 보통 펀더멘털에 입각해 비교적 장기적인 투자를 하기 때문에 기관 수급이 뒷받침 돼 줘야 코스닥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며 “개인은 테마주 등에 들어가 ‘단타식’으로 하는 투자가 많아 개인 수급이 대부분인 코스닥 시장은 불안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 상장사가 실적 개선으로 10년만 최대 배당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배당이 적은 코스닥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며 “기관들이 연도를 넘겨서 내년까지 가지고 갈만한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연말, 내년 연초 모두 코스닥시장의 기관 수급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은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제약바이오와 IT 두 섹터가 끌고 가야 하는데, 이들 PER이 65정도로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기 때문에 기관들이 연말까지는 코스피에서 돈을 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연말 랠리와 연초에 코스닥이 반짝 오르는 ‘1월 효과’도 이번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어 “‘1월 효과’는 정권과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것인데, 지금 정권이 문을 닫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기업들도 내년도 경영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하청업체나 유관업체가 몰려 있는 코스닥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